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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분석] 신흥에스이씨, “2차전지 부품...삼성SDI 내 점유율 1위”

신현석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황만용 신흥에스이씨 대표가 사업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황만용 신흥에스이씨 대표가 사업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2차전지 부품업체 신흥에스이씨(대표 황만용, 김기린)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신제품 개발 등 사업 현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10년 전부터 전기차 시장을 내다보고 기술력을 가다듬어온 내공을 발휘해, 세계적인 전기차 활성화 흐름을 회사의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법인 설립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황만용 신흥에스이씨 대표는 “올해 초 헝가리 진출을 결정했다. 관련 자금을 모으기 위해 IPO(기업공개)를 하게 된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려는 배경을 설명했다.

신흥에스이씨는 배터리에서 내부 가스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한 뚜껑 역할을 하는 캡어셈블리(Cap Assembly), CID(Current Interrupt Device)와, 배터리 안의 전해액, 젤리롤 등을 담아내는 케이스인 캔(CAN)를 생산하는 업체다.

황 대표는 “우리 회사는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인 양극제, 음극제, 전해액, 분리막을 전부 다 담아내는 케이스와 그 위의 커버인 뚜껑을 만든다”라며 “한마디로, 2차전지의 폭발을 방지하는 핵심 안전장치를 생산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2차전지의 종류인 원형, 각형, 폴리머 전지 제품을 모두 다룬다. 2차전지 제품군을 살펴보면, 원형은 CID, 각형은 캡어셈블리, 폴리머는 스트립터미널(Strip Terminal)이 있다. CID는 소형 크기, 캡어셈블리는 소형‧중대형, 팩모듈은 중대형, 스트립터미널은 소형‧중대형을 다룬다. 케이스 역할의 캔은 중대형 크기만 취급한다.

또한 2년 전부터 신규사업인 팩 모듈 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10여 개 업체와 팩 모듈 사업 프로젝트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황 대표는 “팩 모듈은 배터리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몇 백 개의 배터리를 연결해 관련 사업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며 “각형의 경우, 유럽 유명한 회사의 최고급차에 탑재되고 있으며, 원형은 미국 유명한 회사에 납품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품이 적용된 2차전지는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휴대폰, 노트북, 무선 청소기, 전동 공구 등에 장착된다.
신흥에스이씨는 오는 9월 28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주식 수는 210만주(신주 105만주, 구주 105만주)이다. 공모 희망가액은 1만1000원~1만4000원이며, 수요 예측일은 9월 11일부터 12일까지다. 청약예정일은 오는 9월 18일부터 19일까지이며, 납입예정일은 오는 9월 21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 “삼성SDI 내 점유율 1위” = 신흥에스이씨는 국내 기업인 삼성SDI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황 대표에 따르면, 신흥에스이씨 총매출에서 삼성SDI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정도에 이른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한국의 유명한 회사(삼성SD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리스크가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그러나 그렇지 않다. 엔드유즈(End use, 생산품의 최종 용도)가 다변화돼 있고, 파트너쉽이 좋기 때문에 잘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국내 기업으로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물론,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의 파나소닉(Panasonic)과 중국의 전기자동차업체인 비야디(BYD)와도 제품 공급을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날 설명회가 끝난 뒤, 황 대표는 “(그 업체들과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계약 시기에 대해선 아직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며 “(다른 업체들로부터) 연락이 와서 ‘삼성으로부터 승인 받았다며? 한번 보자’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배포된 사측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고객사인 삼성SDI 내에서의 2차전지 부품 수주 점유율에서 신흥에스이씨는 원형CID, 각형 캡어셈블리, 각형 캡어셈블리 부문 1위다. 각형 CAN 부문에선 점유율 2위다. 점유율 수치는 나오지 않았으며, 모두 당사 추정치다.

이날 배포된 사측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고객사인 삼성SDI 내에서의 2차전지 부품 수주 점유율에서 신흥에스이씨는 원형CID, 각형 캡어셈블리, 각형 캡어셈블리 부문 1위다.
이날 배포된 사측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고객사인 삼성SDI 내에서의 2차전지 부품 수주 점유율에서 신흥에스이씨는 원형CID, 각형 캡어셈블리, 각형 캡어셈블리 부문 1위다.


작년 말 불거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에 대해, 황 대표는 “작년 (삼성SDI로부터 폴리머형 배터리 부품 공급) 승인을 받았는데 들어가려는 시점에 (배터리 폭발 사고가) 터졌다”며 “(삼성SDI가) 신제품 검토를 금지하면서 계속 뒤로 밀렸다. 그러다가 1년 후에 결실을 보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는 납품을 하기 전이란 뜻이다.

갤럭시노트7에 탑재됐던 배터리는 폴리머형으로, 2016년 신흥에스이씨가 삼성SDI에 공급했던 원형, 각형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도 신흥에스이씨는 삼성SDI에 폴리머형 부품은 납품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이 부문 사업도 추진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는 “폴리머 전지 전극 단자도 8년 동안 개발해왔는데 최근 드디어 결실을 볼 것 같다”며 “판촉을 열심히 해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타사 대비 경쟁력 우수” = 신흥에스이씨는 R&D(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선행기술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황 대표는 “4대 핵심 소재를 담아내는 케이스를 만드는 데 상당한 정밀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굉장히 까다롭다”며 “금속 표면 처리 등의 기술을 선행 개발해서 특허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측은 업계 최고의 정밀금형 및 가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황 대표는 “창업주인 두 회장님(최화봉 회장, 김점용 회장)께서 오래 전부터 이 분야를 다뤄왔다”며 “이 기술은 아주 정밀하게 가공이 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난다. 아무나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정도로 이 부문 기술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회사라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자동화 설비를 자체 설계하고 제작하기도 한다. 설비회사가 아닌 2차전지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로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다. 다만, 외부의 수주를 받아 공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체 생산 라인을 꾸리기 위한 설비만을 제작한다.

또한 황 대표는 “또 다른 경쟁력으로, 우리는 아주 중요한 부품을 경쟁사에 공급한다”고 밝혓다. 이날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신흥에스이씨는 안전(Safety) 분야의 핵심 부품인 캡 플레이트(Cap Plate), 벤트(Vent), 멤브레인(Membrane)은 물론, 주요 부품인 양극 콜렉터(Collector), 음극 콜렉터, SUS 탑 플레이트(Top Plate)를 단독 생산해 경쟁사에 공급한다. 황 대표는 “경쟁사가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공급하는 것이”이라며 “이 부분도 어마어마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전기차 시장 수혜 = 신흥에스이씨는 2014년도부터 매년 해외법인을 하나씩 만들었다. 2014년 말레이시아, 2015년 중국 서안, 2016년 중국 천진, 2017년 유럽 헝가리에 각각 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공장은 오산과 양산에 한 개씩 있다.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015년 767억원, 2016년 1001억원, 2017년 상반기 605억원 순이다. 영업이익은 2015년 20억원, 2016년 71억원, 2017년 상반기 44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2015년 13억원, 2016년 45억원, 2017년 상반기 33억원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최근 핫한 2차전지 붐을 타고 매출액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각 기종별로 전기차 매출 성장률이 거의 압도적이며, 손익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자평했다.

최근 중국은 자동차 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금을 감면하는 등의 정책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2018년부터 전기차 의무생산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르면 2018년부터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전체 생산량 중 8%를 전기차로 생산해야 한다. 할당 기준은 2018년 8%, 2019년 10%, 2020년 12%으로 매년 2%씩 늘어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중국의 전기차 관련 움직임을 보면, 전기차 시대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등록세와 취득세를 낮춰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구매 보조금 및 주차장비 지원 등의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흥에스이씨.. 10년 먼저 전기차 사업 준비 = 신흥에스이씨는 1979년 설립된 신흥정밀로부터 시작됐다. 공동 창업자인 최화봉 회장과 김점용 회장은 현재도 신흥에스이씨에 날마다 오전에 출근하는 등 업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정밀은 설립 초기 TV 관련 부품을 생산하다, 2000년 이후 2차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다 설립 후 만 30년이 되던 2009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당시 최화봉 회장과 김점용 회장은 각자 사위와 아들에게 사장 자리를 물려줬다. 이후 현재까지 황만용‧김기린 대표 체제가 유지돼 왔다.

황 대표는 “2000년 들어서 2차전지 사업을 하고 만 30주년이 되던 2009년 법인 전환을 하면서, 그 사이 2007년 전기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남들이 아무도 안 가는 길을 간 것”이라고 회상했다.

당시 전기차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황 대표는 “미래 전기차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보고 과감히 투자했는데 지금에 와서야 빛을 발한 것”이라며 “십여 년을 손가락을 빨았다. 지금에 와서야 개화(開化)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개화를 하니까 (타업체가) ‘우리도 한번 해볼까’ 해도 이미 (우리와는)10년 차이가 난다”며 “이 부분이 우리 회사의 탁월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팩 모듈 사업 등 신사업 및 신제품 준비 = 신흥에스이씨는 차세대 원형 배터리 신제품을 출시해 전기차와 ESS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보다 크기가 큰 2세대 2차전지 CID를 개발하고 있다. 사측은 이 아이템이 전기차 시장 특수와 연결돼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R-CID(Reverse-CID), F-CID(Fuse-CID), Z-CID(Zero-CID) 등 전기차 및 전동공구에 적용되는 제품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폴리머용 스트립 터미널 필름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황 대표는 “아마 다른 국내 중소업체들은 일본에서 이 필름을 수입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국산화했다. 출시는 다음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팩 모듈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황 대표는 “경쟁사는 조각을 연결한 느낌이 들지만 우리는 원바디로 통짜다. 물론 우리도 조각돼 있지만, 세분화된 조각은 아니다”라며 “미국의 유명한 회사를 벤치마킹해 실용신산 특허를 내놨다”고 밝혔다. 이어 “타사와 달리 우리는 레이저 용접을 했으며, 싸고 전기전도가 높은 알루미늄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사측은 헝가리 진출을 결정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황 대표는 “헝가리의 기존 공장 1만평을 사들였다”며 “2000만 유로(약 27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서안과 천진 지역 공장은 사드 문제 등으로 가동율이 좀 낮은데 일단 내년까지만 버티면 보조금이 줄어드니까 그 때 한번 붙어볼 만 하다”며 “분명히 제가 보기엔 한국기업이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중국 정부는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 그러나 올해 1월 전기차 지원금을 20% 축소하고,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뜻을 밝힌 바 있어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수혜가 예상된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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