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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어려운 요금감면·알뜰폰 활성화…엇박자 정부정책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전화 요금 감면 정책으로 위기에 내몰린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직접적인 요금감면 정책과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공존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요금할인율 확대, 저소득층요금감면, 보편요금제 등 인위적으로 이동통신사를 압박해 요금을 내리는 정책보다는 알뜰폰 경쟁력 확대를 통해 경쟁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았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5일 국회서 '통신비 인하 첨병, 알뜰폰의 미래는?'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알뜰폰은 2011년 7월 서비스가 본격화된 이후 4년 6개월만에 이동통신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등 해외에 비해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약 40여개 사업자가 활동하고 있고 가입자는 720만을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가입자 증가폭은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선택약정할인율 확대에 저소득층 추가 요금감면, 보편요금제 도입 등 강력한 이동통신 요금인하 정책이 시행되거나 될 예정이어서 퇴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알뜰폰 경쟁력을 다시 높이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전파사용료 면제 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유통지원정책 마련, 도매대가산정방식 개선 등이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신 교수는 "전파사용료를 현 수준으로 부과할 경우 순손실이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며 "가입자당매출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등 매년마다 사용료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인한 규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신 교수는 보편요금제를 이통사에 적용하기 보다는 알뜰폰을 통해 구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정부의 인위적 개입을 통한 통신비 조정은 비효율적이며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며 "보편요금제는 알뜰폰을 통해 실현이 가능한 만큼, 알뜰폰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신 교수는 데이터 이용량 증가 등 도매대가 시장 상황에 맞는 산정방식 개선도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아울러 RS(Revenue Share) 방식과 Retail Minus 방식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도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견해들이 제시됐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최근 정부의 요금감면 정책과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공존하기 어려운 정책으로 평가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요금감면 정책으로 이통3사 요금이 낮아지면 알들폰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알뜰폰 도매대가를 파격적으로 낮추고 요금수익 배분율도 10% 이상 확대하겠다고 한다"며 "하지만 이럴 경우 이통3사 수익성 악화 및 가입자 이탈이 심화돼 이통사는 다시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 이통사와 알뜰폰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지 않는 정책은 실행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통3사와 알뜰폰 서비스를 이원적 구조로 가져가거나 알뜰폰을 대형화시켜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가 시장개입하기 보다는 알뜰폰을 통해 보편요금제를 구현하고 가계통신비 절감정책을 구현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알뜰폰의 근본적 체질강화를 위해 도매제공대가 산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알뜰폰을 제4이통사를 대체하는 경쟁주체로 인정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국장은 지원정책과는 별개로 알뜰폰 사업자의 자구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윤 국장은 "단말기가 고장났는데 주말엔 응대도 안하고 평일에도 전화를 안받는 경우가 많다"며 "알뜰폰 지원정책 중요하지만 일차적으로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통사를 대표해 참석한 통신사업자연합회는 정부에 합리적인 규제를 주문했다.

김형곤 사업협력실 실장은 "소매요금 규제를 받고 있는데 알뜰폰 사업자에게는 독약이 될 수 있다"며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는데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세계적으로 기간통신사에 도매소매 규제를 같이 하는 나라는 없다"며 "요금 뿐 아니라 설비경쟁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측면도 고려해 달라"고 덧붙였다.

토론회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그간의 알뜰폰 정책 효과 홍보에 집중했다.

송재성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그간 정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도매대가 인하, 전파사용료 감면, 우체국 수탁판매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했다"며 "향후 도매대가 인하를 통해 요금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유통채널 강화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철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이통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부당한 협정을 강요하거나 협정 불이행 등 불공정행위를 점검하고 있다"며 "알뜰폰도 열위폰이라는 인식을 깰 수 있도록 이미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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