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애플,메기일까 미꾸라지일까

윤상호
- 애플, 국내 ICT업계 메기인가 미꾸라지인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물고기를 경영에 빗대 언급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오르내리는 고기는 메기와 미꾸라지다. 메기는 긍정적이고 미꾸라지는 부정적 뜻으로 쓰인다.

메기를 수족관에 넣으면 정어리 등은 다 잡아먹히지 않고 도망치느라 더 오래 산다.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때 사용한다. 흔히 말하는 ‘메기 효과’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 놓는다’라는 말도 있다.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일으켜 웅덩이 물을 흐리게 만든다는 뜻. 한 사람의 못된 행동이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때 인용한다.

최근 애플의 통신사 대리점 자격 취득 추진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애플은 현재 모바일 세상의 일등공신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없었다면 스마트폰 시대는 이렇게 빨리 오지 않았다. 아이폰이 있었기에 안드로이드가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만개했다. 생태계의 중요성이 부각했다. 스마트폰 시대는 OTT(Over The Top)업체 진흥을 촉발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판세도 급변했다. 이전 업체 중 삼성전자만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삼성전자는 세계 1등이 됐다.

애플은 이익을 독식하는 사례의 대표이기도 하다. 애플과 거래하는 회사는 부품이든 유통이든 통신사든 갑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선 부당 노동행위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언론이든 소비자든 불만은 괘념치 않는다.

애플이 애플스토어에서 휴대폰도 팔고 가입도 시키려면 통신사 대리점 자격이 필요하다. 통신사 전산망에 접속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판매 계열사를 통해 하고 있는 일이다. 특혜가 아니다. 문제는 애플이 다른 대리점엔 없는 조건을 달라고 있는 점이다. 국내 법규와 상거래 관행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와 후자는 분명 결이 다르다. 하지만 의견이 뒤섞여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애플은 여러 평가가 혼재하는 회사다. 무조건 옹호도 무조건 반대도 적절치 않다. 메기인지 미꾸라지인지 잘 따져볼 때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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