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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 불어닥친 한파…중소업체에겐 추운 크리스마스

이대호

- 빅3 업체, 신작 흥행 독무대…매출 순위서 중소 업체 실종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올해 크리스마스는 전국적으로 한파다.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중소 게임사에겐 이번 크리스마스가 유난히 추울 법하다. 대형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이후 앱마켓 매출 상위권에 중소 게임사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구글플레이 게임 최고매출 순위에 따르면 ‘리니지M’(엔씨소프트)과 ‘리니지2 레볼루션’(넷마블), ‘테라M’(넷마블), ‘오버히트’(넥슨)로 이어지는 이른바 빅3 업체가 전체 1~4위를 점유하고 있다.

매출 10위까지 순위에 이름을 올린 업체 가운데 빅3가 아닌 곳은 롱청과 컴투스가 있다. 각각 5위(소녀전선)와 9위(서머너즈워)다. 그러나 롱청은 중국 업체, 컴투스는 빅3의 바로 뒤를 잇는 중견업체다.

20위까지 순위를 확대해봐도 빅3와 외산 업체(지사 포함)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업체가 없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데브시스터즈)와 ‘피망포커’(네오위즈)가 남지만, 두 게임은 지난 몇 년간 업계 대표적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30위까지 순위를 보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순위 가운데 국내 중견·중소업체라 볼 만한 곳은 선데이토즈와 넥스트플로어, 웹젠뿐이다. 이들 업체 역시 애니팡3, 데스티니차일드, 뮤오리진 등 장수 게임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결국 최근 신작 흥행은 ‘테라M’, ‘오버히트’, ‘액스’, ‘페이트/그랜드오더’를 내놓은 넷마블과 넥슨 등 대형사가 독차지했다는 얘기다. 중소 게임사가 이렇다 할 흥행 성과를 낸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올해 들어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크게 유행하면 중소 업체들이 시장에 발을 붙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게임 특성상 방대한 콘텐츠를 갖춰야하고 업데이트에도 많은 개발력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덩치가 커지면서 대형사가 아니면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MMORPG는 대형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장르다.

이 대목에서 시장 악순환이 반복된다. 모바일 MMORPG의 경우 국내에서 개발 자체가 뜸해 중소 게임사들이 퍼블리싱 권한을 가져오기가 상당히 어렵다. 비교적 저렴한 중국산 게임을 수입하는 업태가 활성화되는 이유다.

모바일 MMORPG 시장만 본다면 앞으로 빅3 업체가 내놓은 게임과 중국산 게임 간 점유율 다툼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소 게임사의 경우 기존 게임의 매출 유지와 함께 실험적 시도보다는 신작에 기존 게임의 성공 요소를 더해 다소 조심스런 시장 접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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