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지털전략 앞세워 대형 금융사와 진검 승부”…BNK금융그룹 CDO 박훈기 부사장의 각오

박기록
BNK금융지주 CDO(디지털총괄임원) 박훈기 부사장
BNK금융지주 CDO(디지털총괄임원) 박훈기 부사장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좋은 아이디가 떠오르면 벌떡 일어나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죠. 허허”

BNK금융그룹의 디지털전략을 총괄하는 박훈기 BNK금융지주 부사장(사진)은 ‘요즘 어떻게 지내시냐’고 건넨 기자의 인사말에 이렇게 웃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박 부사장이지만 ‘BNK금융그룹의 디지털전략 고도화’라는 무거운 과제 앞에서는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그도 긴장감을 떨칠 수 없는 듯 보였다.

지난해 12월, BNK금융지주는 그룹의 디지털전략 총괄 책임자(CDO)로 한국IBM, GS홈쇼핑 임원을 지낸 박훈기 부사장을 영입했다. BNK금융지주측은 CDO 적임자를 찾기 위해 약 2개월 넘는 까다로운 인선 과정을 거쳤다. 금융권 경험이 없는 전문가에게 그룹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겼다는 것은 BNK금융그룹이 그만큼 과감한 도전을 받아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BNK금융그룹은 김지완 회장 체제로 전환된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조직 정비 및 분위기 일신에 나섰다. 김 회장은 BNK금융의 2018년 핵심 4대 중점과제로 ▲CIB ▲WM ▲디지털 ▲글로벌을 꼽고 있다. 특히 ‘디지털’ 부문에선 보다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각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BNK금융그룹의 디지털 전략을 기대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이와 관련 “우리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즐겁게 BNK의 금융 플랫폼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 부사장은 ‘BNK금융그룹이 기존 지역적 기반의 한계를 탈피하기위해선 디지털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동의한다”며 “2018년에는 8개 BNK금융 계열사의 서비스를 통합해 보다 유연하고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는 ‘모바일 통합 플랫폼’ 서비스를 구현하고, 또 썸뱅크를 비롯한 기존 디지털금융 서비스는 더욱 고도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BNK금융그룹은 IT 및 미래금융 분야에서 매우 좋은 조직과 인력,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과 관련, ‘BNK금융의 입장에서봤을 때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은 롤 모델은 어디냐’라는 질문에 박 부사장은 “중국의 텐센트, 호주의 웨스트팩,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을 참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텐센트는 유통과 IT, 금융의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고, 호주 웨스트팩은 고객에 대한 싱글뷰(Single View) 구축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했으며,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은 통합되고 표준화된 금융 플랫폼을 성공했기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박 부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2월29일 서울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박훈기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BNK금융그룹은 지역금융 기반이다보니 ‘금융서비스의 전국화’에 대한 갈증이 크다. 디지털전략을 통해 그것을 해소해야한다. 이 때문에 대형 금융지주사들보다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앞으로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있나?

= 지적에 동의한다. BNK금융의 오프라인(점포망 등)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에 편중돼 있다. 그러나 디지털전략에 기반한 온라인 채널, 비대면 채널을 통해 BNK금융그룹은 KB, 신한, 하나금융 등 대형사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 BNK금융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그만큼 엄중함이 있다.
우리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즐겁게 BNK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단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바일 플랫폼이 강력해야한다. 어르신들까지도 백화점에 있든지, 어디에 있든지 손쉽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첫번재 과제는 시스템적으로 BNK금융의 8개 계열사의 모든 잠재력과 장점을 통합해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 부산은행은 굿뱅크, 경남은행은 투유뱅크, BNK금융그룹 차원에서는 썸뱅크를 제공해왔다. 이제 고도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지금까지는 ‘썸뱅크’가 주로 부산은행에 집중돼 있었는데 이제는 8개 계열사 전체의 시너지를 발휘해야하는 상황이다. 예를들어 부산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분은 BNK저축은행에서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도록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유도해야한다.

▶BNK금융 8개 계열사들을 포함하는 통합 플랫폼 구현이 말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탄탄한 협업과 조직력이 요구된다. 과연 1년내에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 BNK금융그룹의 각 계열사들은 각각 좋은 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룹내 구성원 모두가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디지털은 미래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또한 회장님께서 디지털부문에 많은 힘을 실어 주시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디지털 조직은 8개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한 메트릭스 조직으로 매우 유연하게 운영될 것이다.

부울경 지역에서 BNK금융은 가장 로열티가 높은 직장이다. 직원들 한사람, 한사람이 매우 진지하고 맡은 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외부 전문가로 인식하지 않고, 같이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BNK금융이 정의하는 디지털금융의 개념은 무엇인가. 또 인공지능(AI) 트렌드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모바일 플랫폼에서 금융거래만 하는게 아니다. 놀기도 하고, 친구도 맺고, 쇼핑도한다. 기본적으로 놀이의 장이다. 이 놀이의 장에서 8개의 BNK금융 계열사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다. IT와 유통, 또는 통신과 결합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제공돼야한다.

물론 그럴려면 당연히 AI, IOT(사물인터넷)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들이 반드시 따라들어가야 한다. 또한 당연히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룹의 고객DB에 기반한 맞춤형 고객서비스를 위해서는 AI의 역할의 필수적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신기술을 통해 고객들의 니즈를 가장 정확하게 해결해야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조직의 변화를 포함한다. 디지털금융 시스템과 통합 모바일플랫폼 구축과 디지털문화의 창출, 관련한 조직의 구축및 역할의 변화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BNK금융그룹의 디지털 전략을 구현하기위해 벤치마킹할만한 곳이 있다면 ?
= 중국의 텐센트, 호주의 웨스트팩,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을 생각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는 유통과 IT와 결합을 한, 그야말로 이질적 산업의 융합을 성공적으로 보여줬다. 유통기업인 GS홈쇼핑에서 경험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금융서비스를 접목하는 것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BNK금융은 이미 롯데그룹과 제휴해 '썸뱅크- L포인트' 제휴 마케팅 모델을 정착시킨 훌륭한 사례를 확보하고 있다.

호주 웨스트팩은 고객에 대한 싱글뷰를 구축한 회사다. 은행, 증권 등 고객의 데이터를 싱글뷰를 통해 거기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산탄데르은행은 스페인의 작은 은행에서 출발했지만 지금 세계적인 금융회사가 된 것은 통합된, 단일화된, 표준화된 플랫폼에 성공했기 때문이기 관심이 많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디지털 전담 부서와 IT부서를 통합하는 경우도 있고, 분리하는 경우도 있다. BNK금융그룹은 분리하고 있다.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위해서는 IT부서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어떻게 할 것인가?

= BNK금융그룹 전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및 미래 방향성은 디지털조직에서 맡고, 이를 구현하는 시스템 개발은 IT조직에서 효과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다. 그룹의 IT부문 총괄하고 계신 오남환 부사장님과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며,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

▶8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BNK금융 통합플랫폼 구축 비용은 어느정도인가?
= 아직은 모른다. 보여주는 서비스가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다. 편리한, 안전한, 그리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통합플랫폼 서비스는 그런 관점에서 진행할 것이다.

▶한국IBM, GS홈쇼핑을 거친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떤가?
= 1985년12월에 한국IBM에 입사했다. 1990년대 초반, IBM이 하드웨어 밴더에서 서비스 밴더로 변화를 하는 시점에서 실무적인 작업을 했다. SI, 서비스 팀장을 거쳐 글로벌 서비스 부문 본부장을 맡았다.

2001년에 IBM을 그만두고 SAP로 옮겼다가 2005년에 LG홈쇼핑(현 GS홈쇼핑)에 CIO를 맡았다. 6년간의 CIO 역할이 굉장히 도움이 됐다. IBM에서는 IT공급자, GS홈쇼핑에서는 IT사용자의 입장이었는데, 양쪽의 입장에서 중요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험을 통해 업의 본질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핀테크 기술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 고객이 원하는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하겠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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