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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보안업계 관심인물②] 안희철 SK인포섹 대표, ‘글로벌 시장 성공’ 숙원 풀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올해 보안업계는 고도화되는 사이버위협과 정부정책 강화로 인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가상화폐 공격·랜섬웨어 등은 지속되고 있고, 평창동계올림픽과 지방선거 관련 보안대응도 필요하다. 또한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시행에 대비해야 하는 한편 블록체인 활성화, 가상화폐 거래소 등 이용자 보호 관련 정책들도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보안업계 내부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가시적 성과, 국내 보안기업들의 비즈니스의 외연 확장 등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다양한 관점에서 ‘올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보안업계 5인’을 주제로, 업계 현안 분석과 함께 5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안희철 SK인포섹 대표<사진>는 지난해 1월 CEO를 맡았다. 올해로 취임 2년차다. SK(주)C&C 출신의 안 대표는 과거 '은둔형'에 가까웠던 SK인포섹의 전임 CEO들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준다. 안 대표에 대해 주변에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평가한다.

올해 SK인포섹의 행보를 주목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먼저, SK인포섹이 그동안 외형만 컷던 보안회사가 아니라 실질적인 국내 보안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느냐는 시장 영향력의 관점, 그리고 또 하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확실하게 다질 수 있느냐의 관점이다.

버거운 숙제이긴하지만 이 두 가지를 달성한다면 국내 보안시장의 지형도는 바뀌게 된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 준비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그동안의 사업전략을 토대로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SK인포섹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사업이다. 이는 SK인포섹 뿐만 아니라 시장의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그동안 국내 보안기업들은 포화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을 끊임없이 시도해 왔으나 손꼽을 만한 성공사례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해외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선 SK인포섹의 올해 성과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글로벌 일류기업’ 외친 SK인포섹, 이번에는? = 안 대표는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세계 탑티어(일류)’ 보안기업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글로벌 10대 보안회사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SK인포섹은 지난 1년간 싱가포르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보안관제 시장에 문을 계속 두드린 결과,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 에퀴닉스 싱가포르 지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싱가포르 내 금융사·기업 등을 대상으로 보안관제사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IT솔루션 공급회사인 이노빅스와 제휴를 통해 올해 싱가포르에서 4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발생한 전체 해외매출 규모를 한 사업으로 이뤄냈다.

SK인포섹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기존 국내 보안기업들과는 좀 다르다. 유통 채널을 통해 현지에서 솔루션을 파는 형태가 아니라 실제 보안관제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SK인포섹의 주력이 보안관제라는 특성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다. SK인포섹은 이를 위해 글로벌 코로케이션 사업자, 통신사, 데이터센터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만약 글로벌 시장에서 소프트랜딩 할 수 있다면 중장기적인 캐쉬 카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물론 과거에도 SK인포섹은 글로벌 전략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했다. 계열사 등을 통해 해외 프로젝트에서 보안 부분을 맡기도 하고 일본시장에서 원격 보안관제 서비스를 진행했다. 2010년 SK차이나를 통해 중국에 진출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SK C&C를 통해 미국 IDC 업체에 보안관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을 타진했다는 소식도 전하기도 했다.

◆해외 물꼬 터야만 하는 이유 =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동안 글로벌 시장 공략은 녹록치 않았다.

SK인포섹은 국내에서 매출·영업이익 기준으로 보안업계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 매출을 달성했지만 대부분 국내에서 이뤄낸 실적이다.

2016년 처음으로 2000억원 매출을 돌파한 SK인포섹의 해외 매출은 19억7100만원에 불과했다. 전체 매출의 1%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그리고 2017에는 전체 1578억3100만원 매출 중 해외 매출은 22억2200만원으로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솔직하게 소회를 밝힌 바 있다. “SK인포섹이 과거만큼 성장하려면 국내 보안산업에서 이제 중소 보안기업들의 몫을 뺏어야만 한다”며 “이같은 상황를 타파하기 위해 5년전부터 글로벌 시도를 해 왔지만 글로벌 연간 매출은 2016년 기준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라 새로운 성장전략을 마련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제 그 실행 파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SK인포섹은 글로벌 전문가 프로그램을 사내에 신설했다. 아울러 글로벌 보안단체 사이버위협연합(CTA)에 아시아 보안기업 처음으로 가입했다.

SK인포섹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안 대표 체제에서 해외 성공 스토리가 쓰여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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