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브로드컴 합병은 재앙…생태계 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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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퀄컴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브로드컴이 적대적 인수합병에 성공할 경우 관련 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감이 나온다. 라이선스, 제조, 지원 등 전 부문에 걸친 생태계 혼란과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간 만큼 이를 회수하기 위한 불공정 행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일 퀄컴과 직간접적으로 거래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업계가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브로드컴이 손길을 뻗치면 곧바로 관계를 끊겠다고까지 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상위 업체 두 곳이 특히 반발하고 있으며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당장 거래를 끊어버릴 것”이라며 “(브로드컴은) 관련 업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 퀄컴과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퀄컴은 단순히 반도체만 공급하는 업체가 아니다. 스마트폰 설계에 필요한 레퍼런스 디자인부터 통신사와 원활한 연결을 위한 각종 지원을 곁들인다. 심지어 마이크, 스피커와 같은 음향과 관련된 테스트까지 도맡아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라이선스 사업에 대한 관행도 브로드컴에 대한 반발을 키우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칩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브로드컴은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로부터 불공정한 계약을 요구해 조사를 받고 있다. 필요한 개수만큼 칩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생산량의 일정 비율을 강요한 정황이 포착됐다.
퀄컴의 경우 중국과 한국에서 원만한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모바일 기기 및 인프라 장비에 대한 글로벌 특허교환 계약을 확대했다.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분쟁에도 개입하지 않기로 하는 등 새로운 동반관계를 구축했다.
◆통신·스마트폰 제조사도 우려감↑=국내 통신사와 스마트폰 업체의 우려도 중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명을 밝히길 거부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퀄컴과) 신뢰를 쌓기 위해 이제까지 투입한 자원을 고려했을 때 브로드컴이 중간에 끼어들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기업과 기업 사이의 동반관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브로드컴이 퀄컴만큼의 역할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높다는 의미다.
통신사도 마찬가지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같은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한 상황에서 브로드컴은 이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고 협력 범위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반대한다.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전 세계에서 주요 장비 업체와 통신사와 함께 5G 테스트를 함께 진행해왔다. 상용화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작업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8’ 현장에 있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퀄컴에 5G 모뎀칩 출시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5G 모뎀칩을 초기에 제대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퀄컴이 유일하다. 조기 상용화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당연한 태도다.
한편, 전 세계 인수합병 전문가와 공정거래 전문가들도 퀄컴-브로드컴 인수합병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다. ▲브로드컴이 인수합병 불발 시 언급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할지 불투명하고 ▲다른 업계의 인수합병 사례를 고려할 때 18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으며 ▲퀄컴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의견이 없어 미국 FTC로부터 별도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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