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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의심되면 앱부터… 스마트폰 들어온 ‘멘탈 케어’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한국은 마음 환자가 많은 나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 당 25.6명 수준으로 OECD 평균 자살률 12.1명보다 2배 이상 높다. 13년째 OECD국가 중 자살률 부동의 1위다.

자살은 우울증과 상관관계가 높다. 우울증은 봄이 되면 더 심해진다. 검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4월 우울증 환자는 한 겨울인 1,2월보다 약 23만명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살 통계에서도 봄철인 3~5월에 목숨을 끊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울증을 가볍게 보던 인식이 달라지면서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러나 회당 10~20만원에 달하는 상담 비용이 부담이다. 무료 심리상담센터는 대기자가 밀려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무섭다. 직장인들은 따로 시간을 내고 일정을 맞추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상담자와 상담사를 비대면 O2O(Online to Offline) 방식으로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늘고 있는 추세다.

◆상담 시간, 방식 자유롭게… 가격 부담은 절반 =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상담은 통상 오프라인 상담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이다. 채팅, 영상통화 등 상담 방식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오프라인 센터에서도 멀티채널로 추가 상담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과 제휴를 맺는 사례가 많아졌다.

휴마트컴퍼니(대표 김동현) ‘트로스트’는 스마트폰 메신저로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텍스트 테라피’ 서비스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진입장벽과 가격 부담을 낮췄다. 텍스트 테라피는 상담 30분 기준 3만원, 50분은 4만5000원 수준이다. 동일 서비스 전화 상담과 비교해도 1만원 정도 저렴하다.

이용자는 상담사의 주요 경력과 주요 상담 대상, 최근 이용자의 후기를 보고 원하는 이를 선택할 수 있다. 보유한 상담인력은 약 60명 수준이다. 평균 경력 5년 이상, 1~2급 심리상담사 등 공인 자격증을 갖춘 인원들로 선별됐다. 대부분 오프라인 상담센터 근무와 병행하는 상담사다. 우울, 스트레스, 연인문제 등 고민 키워드를 고르면 그에 맞는 상담사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아토머스(대표 김규태) '마인드카페'는 익명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다. 출시 1년 반 동안 30만명 회원을 모았다. 이용자가 직장, 연애, 정신건강 등 상담을 올리면 일부 사연에 전문상담사 ‘엔젤’이 무료로 답변을 달아준다.

상담사가 아닌 다른 이용자 ‘마카’들도 댓글을 통해 서로 조언이나 위로를 건넨다. 엔젤의 답변이 달린 사연이나 공감을 많이 받은 글은 별도로 모아둔다. 자체 제작한 검사 문항으로 스스로를 평가해볼 수 있는 ‘나를찾아서’ 서비스도 있다.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이라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편지 상담 ‘엔젤레터’는 1건에 1만5000원이다. 1500자 내외 상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채팅 상담 ‘엔젤톡’과 전화 상담 ‘엔젤보이스’는 트로스트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상담자 매칭 방식은 다르다. 이용자가 먼저 1000자 내외로 상담 내용 요청서를 보내면 업체 측에서 48시간 이내 일정을 조율하고 상담사를 안내해준다.

오프라인 상담에 비해 저렴하다고 해도 1시간에 수 만원 비용을 선뜻 지불하긴 어렵다. 우선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도 있다. ‘심야상담소’, ‘헬로 마인드케어’ 등 후발 서비스들은 신규회원에 한해 1~2회 무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각각 저녁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시간 한정으로 상담을 진행하거나,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등 차별화된 특징도 있다.

◆싸면 효과 없을까? 더 낫다는 연구도… = 이용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온라인 상담이 효과가 있을지 의심이 들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채팅 등을 통한 심리 치료 효과는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검증된 상태다. 지난 2009년 영국 브리스톨대 데이비드 케슬러 박사 연구팀이 ‘온라인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이 대면 치료보다 최대 16% 효과가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2013년 미국 인디애나대 레이놀즈 디제이 주니어 박사 연구팀 역시 ‘온라인 치료가 대면 연구와 비교해 비슷한 영향, 또는 어떤 측면에서는 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서는 비대면이라는 특징이 상담자에게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장점에 대해서 언급됐다.

다만 일선 현장에서는 온라인 상담은 보조적 수단일 뿐, 중요한 문제는 대면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심리상담연구소 관계자는 “상담할 때는 내담자의 태도, 표정, 말투를 포함해 상담 과정에서 나오는 전이, 투사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대면 일대일 상담의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다만 긴급 상황일 경우 상담자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효과는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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