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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DT캡스 인수 후폭풍... 물리보안 판도 바꿀까?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내 물리보안 시장이 변화의 조짐으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에스원 중심으로 고착화된 물리보안 경쟁구도가 깨질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 15일 SK텔레콤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ADT캡스 인수와 관련해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미 NSOK를 손자회사로 보유한 SK텔레콤이 국내 물리보안 업계 2위 ADT캡스를 인수해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사물인터넷(IoT) 사업에 활용한다면 견고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에스원을 위협할 수도 있다.

현재 물리보안 업계는 ▲에스원 ▲ADT캡스 ▲KT텔레캅 ▲NSOK 순으로 고착화돼 있다. 에스원은 5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독보적인 선두자리에 있다. 이어 ADT캡스가 23%, K텔레캅이 13%, NSOK가 3%를 점하고 있다.

2014년 SK텔레콤은 물리보안업체 NSOK를 인수하고, 2016년 SK텔링크로 편입시켰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텔링크의 보안사업 매출은 655억원으로, NSOK의 전년 매출 122억원보다 5배가량 늘었다. 또, NSOK는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3년여만에 10만고객을 돌파했다.

SK그룹 내에서 규모적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SK텔레콤 입장에서 NSOK만으로 물리보안시장에서 장악력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다. 물리보안시장에서 미미한 점유율을 가진 NSOK만으로는 홈IoT 등과 연계한 시큐리티 전략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는 NSOK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김정기 NSOK 대표는 지난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NSOK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인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전 참가에 대한 의지는 이전에도 여러 번 드러났다. 2014년 사모펀드인 칼라일이 미국 타이코로부터 ADT캡스를 19억3000만달러(한화 약 2조원)에 샀을 때도 SK텔레콤은 인수전에 발을 들였다. 당시, SK텔레콤은 NSOK를 인수키로 최종 결정했다.

2016년 ADT캡스 매각설이 제기되자, SK그룹 차원의 인수 추진설이 돌았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후 또다시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검토가 시작된 것. SK텔레콤은 호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이뤄 ADT캡스 매각자문사인 모건스탠리에 법적 구속력 없는 논바인딩(non-binding)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칼라일이 내놓은 ADT캡스의 유력한 인수합병 후보로 SK텔레콤이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에 성공한다면 ‘시큐리티 4.0’ 전략에도 가속화가 붙게 된다. 시큐리티 4.0은 SK텔링크, NSOK와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9월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시큐리티 4.0은 디바이스의 개방·연동과 AI 기반 모니터링 고도화를 통해 공간을 이해, 보안영역을 차별화하고 서비스를 확장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보안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한다. 또, AI를 통해 관제와 출동 운영 효율화를 꾀해 가격 경쟁력을 꾀하고 맞춤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SK텔레콤이 실제 ADT캡스를 가져 오려면 인수 적정가를 찾아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ADT캡스의 예상 매각가는 3조원 전후로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가 인수는 피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조율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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