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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닉스테크', ‘바이오닉스진’으로 제2막…향후 행보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정보보안 전문기업 닉스테크가 바이오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바이오닉스진’으로 다시 시작한다. 대표이사, 최대주주, 심지어 사명까지 모두 바뀌었다. 바이오 사업을 정면에 내세우면서 보안사업과 투트랙으로 움직인다는 계획이다.

설립부터 코스닥 상장 등을 거쳐 약 23년간 회사를 일궈 온 박동훈 대표이사는 고문으로 물러났다.닉스테크는 코스닥 상장 후에도 성장동력을 모색하지 못하고 적자에 허덕여 왔다.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된 주된 원인으로 해석된다.

물론, 보안업계에서는 우려 어린 시선을 보이고 있다. 정보보안 전문기업의 정체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최대주주인 서울생명공학은 바이오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요 주주와 임원들도 관련 업계 출신이다.

이에 대해 서울생명공학 관계자는 “닉스테크에서 바이오닉스진으로 변했더라도 정보보안사업은 여전히 주요 사업으로 남을 것”이라며 “IT·보안 신사업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할 방침”이라고 반박했다.

◆닉스테크→바이오닉스진, 어떻게 변했나?=닉스테크는 지난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 변경, 이사·감사선임, 사업목적을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우선, 사업다각화를 위해 닉스테크 주식회사에서 주식회사 바이오닉스진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사업목적에 ▲바이오신약 개발, 제조 및 판매업 ▲생명공학 관련 사업 ▲백신류 및 관련된 진단제 개발, 제조, 판매업 ▲의약품, 원료의약품 및 의약품의 개발,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박동훈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이용진, 한일주 각자 대표체제로 변화됐다. 이용진 대표(만 49세)는 국립암센터와 순천향대학교 생명약학연수소 연구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한일주 대표(만 38세)는 홍콩KHM인베스트먼트와 홍콩ETP라이프사이언스 이사를 역임했다.

또한 강병욱 전 센티니얼 메디박스 대표, 이창헌 미래바이오 이사 등 4명이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SK바이오팜 수석연구원 출신인 김용길 압토머사이언스 신약개발본부장이 사외이사로 올랐다.

이날 주주총회 결과를 통해 새로운 닉스테크에는 바이오사업 관련 인물들과 사업들이 주로 포진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5년 박동훈 대표가 설립한 닉스테크는 바이오사업과 거리가 먼 엔터프라이즈 보안 전문기업이다.

닉스테크는 2001년 PC보안솔루션 ‘세이프PC 엔터프라이’를 선보였고, 2000년대 후반에는 내부정보유출방지 솔루션을 개발해 정보유출방지(DLP) 시장에서 성장해 왔다. 개인정보보호솔루션, 네트워크접근제어, 엔드포인트 프로텍션 플랫폼 등을 통해 공공·금융기관 1500여곳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정보보안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바이오사업으로 보안 키운다”=정보보안과 바이오신약은 엄밀히 말해 다른 분야다. 그렇다면 최대주주인 서울생명공학은 어떤 곳이며, 무슨 생각으로 정보보안 기업을 인수한 것일까?

서울생명공학(대표 이결)은 올해 1월 설립된 신생회사로, 신재생 에너지 사업 계획 컨설팅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삼고 있다. 금융 펀딩과 경영컨설팅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서울생명공학은 경영참여가 가능한 최대주주로 올랐다. 미래기술투자조합, 뷰캡인터내셔날, 카푸아코퍼레이션, 센틸리언인베스트먼트는 단순투자 목적의 주주로 등재됐다.

서울생명공학 관계자는 “닉스테크를 매각하기 위해 여러 기업을 알아보던 중 지인의 소개로 우리와 만나게 된 것”이라며 “인수를 잘 못 하게 되면 명예실추와 직원들의 불만은 나올 수밖에 없는데, 박 대표는 특히 사람을 중요시하고 있어 고민 끝에 우리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수 전 상황이 어찌됐든, 이제는 닉스테크의 제2막이 올랐다. 서울생명공학 측은 회사 정상화와 신규사업을 통한 투자 유치, 보안사업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으로 펀딩을 받아 보안 신사업 R&D쪽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망한 사업부는 지원하고, 적자 사업부는 정리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닉스테크는 2015년 8월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2016년 31억3800만원 영업손실, 36억3800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흑자전환에 실패한 지난해 영업적자는 9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올해도 적자가 나면 관리종목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무조건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자본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IT 관련 영업이익을 가진 회사를 인수해 사업부로 편입할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닉스테크에 190억원을 납입했고 현재 90억원을 내야 한다”며 “내달 말 50억원, 5월달 중 300억원 정도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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