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와 소니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서 고가폰 확대를 위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LG전자는 5월 ‘G7’으로 돌아온다. 소니는 ‘엑스페리아XZ2’를 이달 선보인다. 양사는 일반폰 시절 업계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스마트폰 시대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엔 ‘브랜드’에서, 중국 업체에겐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양사의 문제는 정말 저것뿐 일까. 과연 신제품은 이를 상쇄할 만한 매력을 갖춘 것일까.
LG전자의 위기는 설익은 제품을 시판한데 따른 고객 신뢰 하락이 컸다. 뒤늦음을 만회하고자 했던 의욕이 독으로 작용했다. ‘G4’의 무한부팅과 ‘G5’의 금형단차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LG전자 스마트폰은 한 번은 구입해도 두 번은 구입하지 않는 제품이라는 치명적인 평판을 얻었다. 국내 스마트폰은 포화시장이다. 재구매가 성장을 좌우한다. 평판 하락은 재구매는 물론 신규 구매까지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신뢰 하락은 브랜드 가치도 떨어뜨렸다. LG전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이지 않다. 경쟁사 대비 중고폰 가격 미흡과 출고가 방어 실패에 따른 고객 불만 등은 부차적 사안이다. LG전자 스마트폰이 상당 수준에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감소하고 이용자가 없으니 입소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올해부터 LG전자 스마트폰의 방향타를 잡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 황정환 부사장이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8’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정말 잘 하겠다. 안타까웠던 점은 LG전자 스마트폰이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위치에 없다는 점이었다”라며 ”안심하고 오래 쓸 수 있는 폰을 만들겠다”라고 말한 것은 그동안에 대한 반성이다.
소니는 스마트폰 초기부터 한국 시장을 두드린 유일한 업체다. 잠시 공백은 있었지만 모토로라도 HTC도 블랙베리도 노키아도 떠났지만 소니는 남았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 중심 유통 구조를 자급제 중심으로 변경했다.
소니의 부진의 골은 더 깊다. 출발 때부터 위치가 애매했다. 스마트폰 시대는 공교롭게도 전 세계적으로 소니 브랜드 제품이 부진에 빠진 시기와 겹친다. 현재 40~50대는 소니 TV와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 등 소니 전자제품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겼던 세대다. 지금 애플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당시에만 해도 소니의 자리였다. 하지만 TV 등은 삼성전자 LG전자에 밀렸다. 휴대용 음악기기는 정보통신기술(ICT) 변화로 애플 ‘아이팟’이 대체했다. 현재 10~30대에게 소니는 게임기 또는 카메라 회사 중 하나다. 브랜드 자체가 생소해졌다.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기술은 남았지만 디자인 등 상당 부분 경쟁력도 떨어졌다. 엑스페리아XZ2는 주요 업체 고가폰 중 화면 테두리(베젤)가 가장 두꺼운 제품이다. 세계 최초 3차원(3D) 스캐너, 슈퍼슬로우모션, 4K 동영상 촬영 등은 소니가 먼저 시도한 것들. 하지만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 이용자가 별로 없는 탓이다. 소니의 카메라 기술은 스마트폰 업계 톱클래스다. 삼성전자 애플 등도 소니에 빚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소니 스마트폰 판매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역시 이용자가 없어 장점을 소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G7과 엑스페리아XZ2의 미래는 어떨까. LG전자의 비장의 무기는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으로 대중화를 노린다. 소니는 목표치를 낮게 잡았다. 대신 밑바닥을 다지는 전략이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위기는 진행형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대대적 체험 마케팅 등 돈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안 팔리니 돈이 없고 돈이 없으니 팔 수 없다. 이 역시 해결이 쉽지 않은 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