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KISA는 정보보호에 집중” …역할 축소 논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가 산하기관들의 역할 조정에 나서면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역할 축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 명칭을 한국인터넷정보보호원으로 바꾸는 법안을 추진한다. 특히, 블록체인 확산 사업과 사물인터넷(IoT) 국제협력 사업 등을 KISA에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으로 이관키로 하고 세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책총괄과장은 “각 기관이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도록 하자는 취지 아래 KISA는 정보보호 쪽에 집중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과의 접점은 NIPA에 더 있으니 블록체인 관련 유통, 물류 등 확산 업무를 맡기기로 논의하고 있다”며 “KISA는 원래 강점이 있는 인증, 신뢰성 평가 등 기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한 것이지만, KISA 입장에서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 격이 됐다.
당초 KISA는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통합된 조직인데 정보보호에만 중점을 두게 돼 블록체인 사업은 방향을 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
김석환 KISA 원장은 올해 초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가장 먼저 언급한 바 있다. KISA는 지난 2016년 블록체인 TF팀을 발족하고, 지난해 팀으로 변경한 후 15배가량 예산규모를 늘렸다.
김 원장도 블록체인 사업 확산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KISA는 블록체인 기반의 ‘I-코리아(Korea) 4.0’을 추진하고 법제도 개선과제를 발굴하면서 중장기 발전전략 및 전략로드맵을 수립했다. 각 지자체와 매칭펀드를 통해 블록체인 아이디어를 모으는 ‘청년 블록체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설치 논의하고, 관세청 개인물건 블록체인 시범사업 등을 발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KISA의 블록체인활용 기반 조성사업에만 42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내년부터 NIPA로 업무조정이 되면 이 사업들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기정통부의 NIPA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우려도 보이고 있다. 쟁쟁한 원장 후보들을 불합격시킨 후 다시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NIPA는 사실상 수장이 없는 공석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상한 블록체인 사업까지 이관받게 됐으니,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NIPA 전신이었던 소프트웨어진흥원장 출신인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산하기관 중에서는 KISA가 앞장서 몇 년 전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해 왔고, 신임 원장도 미래 잠재력이 큰 기술로 보고 육성하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며 “NIPA는 KISA와 비교해 블록체인 사업을 활발히 하지도 않았고 현재 원장도 공석인데, 산업과 가깝다는 이유로 업무를 이관하는 것은 NIPA 밀어주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과장은 “블록체인 이야기가 나온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토 가능한 신규 사업”이라며 “기관들 간 논의를 통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해야 집중도를 높여 잘할 수있을 지 보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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