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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중시했던 구본무 회장, 그의 열정이 아련한 '마곡 LG사이언스 파크'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일 오전 9시52분 LG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2차 전지 사업 육성, 자동차 부품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 개척을 뚝심 있게 밀어부치던 구본무 회장은 LG그룹의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만든 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가 대표적이다. LG그룹 직원들에게 이곳은 고 구본무 회장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곳으로 기억된다.

LG그룹의 연구 인력들이 집결해 융복합 기술 연구 및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LG사이언스파크는 향후 LG그룹 계열사의 차세대 성장엔진을 개발하는 메카로 자리잡을 계획이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현재 LG 8개 계열사(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하우시스·LG생활건강·LG유플러스·LG CNS) 연구인력 1만7000명이 모였다. LG는 2020년까지 연구인력을 2만2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기업의 화두가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정보기술(IT) 및 원천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경쟁력을 쌓는데 있다는 점에서 구본무 회장의 혜안이 돋보인 결정이었다고 풀이된다.

실제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연구를 시행중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 성장사업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AI) ▲5G ▲차세대 소재·부품 ▲물·공기·바이오 등 미래사업 분야 융복합 연구를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신사업 연구는 특정 기업만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 구본무 회장의 뜻이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과 자율주행, 인공지능은 서로 유기적으로 엮여 있고 5G와 차세대 소재 및 부품도 그런 식이다. 이처럼 LG그룹은 그룹차원의 R&D 역량을 물리적으로 묶어놓은 LG 사이언스 파크를 통해 한국판 실리콘 밸리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의 실리콘 밸리 육성을 위해 사이언스 파크에는 R&D 생태계 공간 마련에도 신경을 썼다. ▲기술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갖춘 기업 인수와 중소∙벤처기업 및 스타트업 지분 투자(Acquiring &Development) ▲대학과의 산학협력 강화(Seeding&Development) ▲계열사간 융복합 연구 및 글로벌 기업∙기관과의 공동연구(Connecting&Development)를 한다.

한편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로도 LG그룹차원의 신사업 발굴 및 발전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최근 지주사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LG가(家) 4세 경영의 밑바탕으로 다지고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본격적인 4세경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상무 역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올 3월 정기주총에서 LG그룹이 R&D와 제조 역량을 더욱 튼튼히 하고 유연하고 민첩하게 사업 모델을 혁신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업의 체질 혁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할 뜻을 천명한 가운데 LG그룹은 그룹 통합의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의 발굴과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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