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EMC 합병, 승자의 결합?…지난해 국내서 시너지 컸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델과 EMC가 합병하며 2016년 9월 새롭게 출범한 통합조직이 지난해 국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은 양사가 통합을 발표한 이후 사실상 본격적으로 사업을 함께 한 첫 해로 의미가 깊다. 다만 양사의 한국 법인 통합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델코리아와 한국EMC의 지난해 실적은 별도 집계됐다.
최근 양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우선 델코리아의 경우, 2018 회계연도(2017년 2월 1일~2018년 1월 31일)에 48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8.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63억원으로 23.5%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억원 줄었다. 직원수는 전년에 비해 소폭 증가한 281명으로 나타났다.
한국EMC는 지난해 3030억원의 매출과 82억원의 영업이익, 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 델에 인수되면서 회계연도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EMC의 경우 1월부터 12월까지였으나 델은 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다.
한국EMC는 지난 2016년 3138억원, 2017년 1월에는 1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1월 매출을 빼고, 2017년 1월 매출을 합산해야 전년과의 실적 비교가 가능하다. 구체적인 월별 매출은 알기 어려운 만큼 비교가 쉽지 않다. 직원수는 지난해 434명에 비해 약 6% 감소한 407명으로 나타났다. 법인 통합은 되지 않았지만, 영업 및 지원조직 인력 조정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비교가 애매한 측면이 있다.
분명한 것은 합병 전인 2015년 양사의 매출은 6723억이었지만 비해 2018 회계연도에는 7895억원으로 17.4%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양사의 주력 제품인 서버 및 스토리지 시장 점유율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전세계 서버 시장에 델 EMC는 매출과 출하량 모두에서 HPE를 앞섰다. 국내에서도 합병 직후인 2017년 1분기 서버 출하량 기준으로는 HPE를 누르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EMC는 약 50%에 달하는 점유율로 확고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번 실적에서도 볼 수 있듯 델코리아의 실적 향상이 보다 뚜렷했던 이유는 엔터프라이즈 영역에 강한 면모를 보이던 EMC와의 교차판매 전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테면 기존에 EMC에 강세를 보이던 금융권 시장에서 델 서버가 스토리지와 함께 판매되는 등의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특히 금융권의 경우 최근 U2L(Unix to Linux) 프로젝트가 활발한데 EMC의 영업력에 더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델은 지난 2015년 10월 EMC 인수를 발표하며 IT업계를 놀라게 했다. 1년 후인 2016년 8월 7일 양사의 인수합병 절차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델 테크놀로지스’라는 통합법인이 출범했다. 델 테크놀로지스에는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이 포함된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부문인 델 EMC와 델의 PC 부문(델)을 비롯해 자회사인 VM웨어, 피보탈, RSA 등이 포함돼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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