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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글로벌뱅킹’ 오픈 아키텍처 전환…독자 상품화 추진

박기록
※ 본 기사는 오는 6월말~7월초, <디지털데일리>가 발간할 예정인 ‘2018년판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 특별호에 실린 KEB하나은행 유시완 전무(CIO)와의 인터뷰 내용중 일부를 요약, 발췌한 것입니다.
하나금융그룹 청라 통합데이터센터
하나금융그룹 청라 통합데이터센터

-“하나금융그룹 ‘베스트 2025’ 전략, 글로벌IT 혁신으로 구현”
-“올해 IT예산 전년비 25% 증액, 150개 혁신사업 진행”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하나금융그룹의 해외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글로벌뱅킹시스템인 ‘글로비스’ 플랫폼을 오는 2020년까지 완전한 오픈 아키텍처 기반으로 혁신한다.

또한 글로벌뱅킹시스템을 포함한 EAI 등 하나금융그룹내에서 내재화시켰거나 독자 개발한 주요 IT 자산을 상품화하고, 이를 그룹 IT관계사인 하나금융티아이(TI)를 통해 해외 시장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내 금융 IT부문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과감한 행보로 평가된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베스트(Best) 2025’ 전략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

이를 지원하기위해 KEB하나은행은 하나금융티아이(TI) 등과 함께 그룹차원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2019년말까지 기존 ‘글로비스’시스템에 대한 기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뱅킹시스템 분야에선 과거 외환은행을 품은 하나금융그룹의 행보가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이 개편을 추진하는 글로벌뱅킹시스템 플랫폼 혁신 전략은 기존의 국외전산시스템 역할외에 해외의 소매금융(Retail Banking) 시장까지 겨냥하고있는 만큼 글로벌뱅킹시스템 혁신의 방향과 범위도 크게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KEB하나은행 유시완 전무
KEB하나은행 유시완 전무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 3년간 글로벌뱅킹 표준시스템인 ‘글로비스’를 해외 주요 법인및 지점을 중심으로 전환해왔다. 올해 5월까지 필리핀 마닐라 지점에 글로비스 시스템을 설찬 것을 포함해 중국, 인도네시아 11개 국가에 '글로비스' 시스템 적용을 완료했다.

다만 KEB하나은행은 이번 마닐라 지점을 끝으로 기존 글로비스 버전을 중심으로 한 전환 작업은 일시 중지한다. 올해부터 약 2년간 기존 ‘글로비스’ 시스템을 완전한 오픈 아키텍처로 추가 개편해, 향후 글로벌뱅킹시스템의 운영 효율성과 개방성을 최대한 확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향후 클라우드 환경까지 고려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KEB하나은행 CIO인 유시완 전무(사진)은 <디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일시적으로 글로벌뱅킹시스템 전환을 중단시킨것과 관련 “이미 중복점포 통합, IFRS9 등 대외 요구사항이 해소됐기때문에 ‘글로비스’전환 작업에 좀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유 전무는 특히 기존 글로벌뱅킹시스템의 개편 이유에 대해 “그룹의 글로벌 경영 목표인 ‘베스트 2025’에 대응하기위한 전략적 필요성, 하나금융티아이의 인도네시아 IT자회사 출범, 또 청라통합데이터센터 이전 등으로 그룹 차원의 글로벌 IT전략을 전체적으로 재점검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IT시스템’ 진단 컨설팅을 4개월에 걸쳐 진행했으며, 글로벌뱅킹시스템의 확장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고려해 완전한 오픈 아키텍처 기반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뱅킹시스템 등 IT자산, 독자 상품화” = 유 전무는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글로벌뱅킹시스템의 현지화를 진행하고, 하나금융티아이와의 협업 및 SI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를 제품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액수는 아직 공개할 상황은 아니지만 실제로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개발된 IT자산중 일부를 이미 해외시장에 판매함으로써 의미있는 판매실적을 거뒀다. 그룹내 공동 협업을 통해 산출된 다양한 IT자산을 상품화하고, 이를 판매하는 역할은 하나금융티아이가 맡는다. 하나금융티아이의 역할이 단순히 그룹내 IT아웃소싱 지원조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9월부터 글로비스의 버전 업그레이드 작업에 나선다. 프레임워크 개발 및 표준화요건및 상세설계는 올해 말까지 진행하고, 이후 오픈 아키텍처 기반 개발은 내년 5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해외점포에 업그레이드 버전을 시범 적용한뒤, 2019년 말까지 현지화요건 및 상세설계 순으로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20년 부터는 새 버전으로 이식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데이터표준 관리체계 및 글로벌IT 거버넌스(보안 포함)도 동시에 수립할 계획이다.

◆“차세대 추진계획 아직은 없어, '글로비스' 개편 작업 참고할 것” = 한편 유 전무는 국내 IT부문 핵심 이슈인 차세대전산시스템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은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유 전무는 “차세대 프로젝트 청사진은 비즈니스 변화속도를 현 IT시스템이 따라잡을 수 없을 때 생각해 볼 문제인데,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닌것 같다”며 “글로벌뱅킹시스템 개편이 사전 차세대시스템의 선도적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즉, '글로비스' 의 개편이 완료된 이후에 그것과 연계된 수준의 그림을 그릴 것으로 에상된다. 만약 KEB하나은행이 차세대를 추진하게된다면 시기적으로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유닉스 환경을 리눅스(Linux)환경으로 전환하는 'U2L 전환' 이슈와 관련, 유 전무는 “효율적인 구성과 안정적인 운영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x86 가상화시스템, SDDC(SDS, SDN 등), 클라우드 기술요소를 중심으로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U2L 기술요소 검증을 위해, 글로벌IT 표준시스템을 위한 오픈아키텍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동안 개념검증(PoC)를 진행했다. 서버·네트워크·DBMS를 포함하는 인프라 부문과 보안부문, 통합프레임워크 부문, 채널연계부문, 정보부문 등 총 6개 영역을 검증했다.

유 전무는 “신사업, 신규업무는 U2L포함 오픈아키텍처 기반 구축을 우선검토 후 진행할 예정”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올해 5월 금융권 최초로 오픈한 하나금융그룹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U2L 기반의 클라우드 플랫폼이며, IT 리소스에 대한 빠른 접근이 가능하고 하드웨어 사전투자 및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IT예산 전년대비 25% 증액 = 유 전무는 “KEB하나은행은 올해 IT사업예산을 전년 대비 25%이상 증액했다”고 밝혔다. 신사업, 그룹공동사업, 기존시스템 개선, 인프라 증설 등 150여건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나 페이퍼리스(Paperless) 창구시스템 구축, 퇴직연금시스템 고도화, 기업신용평가시스템 재구축, 기관영업 적기지원 등이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

‘하나 페이퍼리스 창구 구축’ 프로젝트는 태블릿 PC를 이용해 창구의 모든 종이서식을 전자문서화하고, 이를 업무프로세스에 바로 적용함으로써, 신속하고 안전한 영업점 창구업무가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것이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올해 4월, 퇴직연금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완료했다. 이 사업은 구축기간 13개월(2017.3~2018.4)이며, 안정화기간 2개월(2018.5~2018.6) 총 15개월 동안 시스템을 고도화한 큰 사업이었다. 이와관련 KEB하나은행 상품처리시스템으로 프레임워크를 변경했으며 거래 프로세스 단축, 입력항목 최소화를 통해 121개 화면을 21개 화면으로 축소했고 사용자를 위해 쉬운 검색·용어로 대체했다. 2019년 1분기 적용을 목표로 ‘기업신용평가시스템 재구축’ 사업을 추진중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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