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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상하이] 흔적도 없는 ZTE 부스, 미국 제재조치 때문?

최민지
27일 열린 MWC상하이 전시행사에서 노키아 옆에 위치해야 할 ZTE 전시부스가 사라져 있다.
27일 열린 MWC상하이 전시행사에서 노키아 옆에 위치해야 할 ZTE 전시부스가 사라져 있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7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 상하이 2018(MWC상하이 2018)’에서 ZTE가 사라졌다.

중국 2위 통신장비기업인 ZTE는 ‘MWC상하이 2018’에서 화웨이,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에릭슨, 노키아 등 주요 기업들이 포진된 ‘N3’ 구역에 775㎡ 상당의 대규모 부스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개막 당일인 27일 노키아 옆에 위치하기로 예정된 ZTE 부스는 보이지 않고 휴식 및 체험 공간 등으로 변경돼 있었다. 중국의 주요 통신장비 기업이 중국에서 개최된 대표적 이동통신 박람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참석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 조치 때문에 불가피하게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WC상하이에 참여한 장비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전시회를 준비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미국 제품을 사용할 수 없어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OS)조차 이용 불가능해 노트북 접속마저 못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ZTE는 지난 4월16일 미국 상무부로부터 이란 제재 위반 혐의 등으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금지하는 제재를 받았다. ZTE 사무소에 있는 변기조차 미국제품이라 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SNS상으로 퍼지기도 했다.

퀄컴 칩 등 미국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ZTE에서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직격탄을 맞았고 한 때는 매각설까지 돌기도 했다.

이달 초 ZTE는 미국 상무부가 제시한 제재 해제 조건인 벌금 10억달러 납부안에 합의했다. 또, 4억달러를 보증금 성격으로 추가로 내고 경영진을 교체키로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상원이 ZTE 제재안 관련 내용이 포함된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다시 긴장감이 돌았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미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ZTE 제재 해제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변화와 악조건이 계속되고 있어 ZTE가 전시회에 나올 수 없었다는 해석이다.

ZTE를 향한 미국의 칼날에 화웨이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방수권법 수정안에는 ZTE뿐 아니라 중국 화웨이로부터의 통신장비 구매를 금지하고 정부대출과 보조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제재가 풀렸으나 전시회 준비 기간 미국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이유 때문일 것”이라며 “ZTE뿐 아니라 화웨이에 대한 잠재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중국)=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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