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④] 존재감 급상승 '금융IT 3사'…하나금융TI · IBK시스템 · 우리FIS 강점
* 본 특집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6월30일 발간한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 (2018년판)'에 게재된 원고중 일부를 요약한 것입니다. 서술 시점상, 책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기획④] 금융회사는 IT회사로 변신할 수 있을까
#4. '금융 IT 전문기업'의 역할은? - 하나금융티아이, IBK시스템, 우리FIS 주목
- “안정적 금융IT 혁신 수행” 시장 가치 재평가, 풍부한 금융IT 개발 노하우 최대 강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국내 금융권의 IT지원 조직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회사 상황에 따라 조직의 형태와 운영이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어느 방식이 ‘한국의 표준’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디지털금융 전략 비중이 커지면서 신속하고, 효과적이며 혁신적인 IT지원 능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금융권에선 금융회사 내부의 자체 IT조직(전산부) 위주로 운영되는 ‘단독형 IT조직’이 비교적 많지만 아웃소싱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이와함께 금융회사 내부 IT조직과 외부 IT자회사 조직으로 역할(개발 및 운영)을 나눠서 운영되는 경우, 또는 IT기획만 담당하고 나머지는 IT자회사 또는 외부 IT업체에 맡기는 토털IT아웃소싱 방식도 있다.
금융회사가 ‘강한 IT조직’을 만들려면 IT기획, 실행력, 외부 IT업체와의 협업꺼지 일사 분란한 거버넌스 체제부터 갖춰져야 하고, IT조직의 볼륨도 뒷받침돼야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체 IT조직을 무작정 늘릴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주사 중심의 국내 대형 금융그룹의 경우는 ‘강한 IT조직’의 구현 모델로, SSC(Shared Service Center)이 오래전부터 제시된 바 있지만 성공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룹내 IT조직 통합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 등 갈등이 많았고, 또 물리적인 통합위주의 전략일 경우에는 보이지않는 비효율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회사가 ‘강한 IT조직’을 구현하기위해선 ‘실력 좋은 IT 파트너’를 확보해야한다는 것에 대체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여기서 ‘파트너’는 단순한 협력 지원조직이 아니라 동등한 수준의 IT전략을 고민하는 수준의 협력자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권에선 현재 고품질의 금융 IT 노하우와 신뢰할만한 실행력을 갖춘 파트너, 즉 금융 IT전문회사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특히 이는 그동안 금융SI(시스템통합) 시장을 맡아왔던 국내 IT서비스업계에 대한 금융권의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시점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깊게 해석된다.
한 시중 은행 IT본부의 기획팀 담당자는 “과거 대형 금융SI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기에는 잘 몰랐는데 최근 몇 년새 전체적으로 외부 IT업체들의 수준이 하락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수익내기가 쉽지않았던 SI업체들 입장도 이해못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나름대로 심각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산업과 금융IT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은 국내 금융전문 IT회사들의 역할이 이전보다 더 중요해 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금융권은 다양한 형태로 IT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 기능과 역할, 위상이 조금씩 다 다르기때문에 일반화할수는 없지만 '강한 금융IT 조직'을 구현하는데 있어 현재 주목할만한 국내 금융IT 전문회사로 하나금융티아이, IBK시스템, 우리FIS 세 회사가 꼽힌다.
이 세 회사는 현재 각각 다른 위치에 서 있지만 한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풍부한 금융 IT 개발 및 운영 노하우, 탄탄한 조직력과 리더십, 경쟁력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제품)을 갖췄다. 과거 국내 금융권 IT 자회사들은 모 그룹(또는 은행)이 발주하는 물량으로 생존했고, 문화도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젠 옛날 얘기다. 금융IT 전문회사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금융IT 혁신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 다름 금융사의 IT 자회사들도 하나금융티아이, IBK시스템, 우리FIS의 궤적을 따라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3사를 차례로 소개한다. <편집자>
■ 하나금융티아이 - “하나금융 글로벌 IT전략 구현 선봉”
하나금융그룹의 IT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대표 박성호)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서고 있다. 직원수 700여명 수준으로, 적지않은 규모지만 조직의 구성을 보면 이해가 된다. 과거 하나아이앤에스 시절부터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의 IT조직이 점차 이 조직에 통합되다보니 규모가 이렇게 커졌다.
일반적으로 국내 금융권의 그룹 또는 은행 IT자회사들은 앞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조용히 역할에 충실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하나금융티아이는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실제로도 그런 역할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하나금융그룹내 IT노하우를 공유하거나 협업 모델을 만드는 것, 나아가 그룹에서 자체 개발한 IT제품을 독자적으로 상품화하고, 이를 판매하는 역할은 하나금융티아이가 주도적으로 맡고 있다.
기능과 역할면에서보면 가장 진화속도가 빠른 금융IT 전문회사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하나금융티아이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의 금융IT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면서, 인도네시아 지사도 개설했다. 현지에 진출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의 IT인프라 지원의 목적과 함께 독자적인 제품을 가지고 글로벌뱅킹시스템 시장에 직접 노크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전체 매출의 40%를 해외시장에서 올릴 계획인데, 이처럼 원활한 글로벌 전략을 수행하기위해선 하나금융티아이의 역할이 필수적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티아이는 KEB하나은행과 함께 기존 글로벌뱅킹시스템(글로비스)을 오는 2020년까지 2년여에 걸쳐 오픈 아키텍처로 전환,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하나금융의 글로벌뱅킹시스템 수준뿐만 아니라 하나금융티아이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도 한층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객관적으로보면, 하나금융티아이는 그룹의 지원속에 스스로의 존재감과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식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보니 그룹 계열사들과 하나금융티아이간의 인력 교류도 활발하다.
현재 하나금융티아이는 박성호 대표(사진)가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2015년12월 CEO로 선임됐다. 앞서 박 대표는 인도네시아 PTBank Hana부행장, 하나은행 경영관리본부장을 거쳐 2015년 하나금융지주 최고전략책임자(CSO)겸 통합추진단장,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지난 2년간 하나금융티아이의 성공적인 발전 역량을 보여줌으로써 올해 3월, 하나금융그룹 정기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 IBK시스템 - “금융IT 혁신기술 선도 기업” 위상 껑충
IBK기업은행의 IT자회사인 IBK시스템(대표 서형근, 사진)은 최근 몇 년간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0년까지만해도 직원수가 250여명 정도였지만 현재는 510여명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회사의 외형이 커진 것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대외 IT사업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IBK시스템은 지난 2014년 기업은행이 2년에 걸쳐 추진한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또한 프로젝트가 한 치 오차도 없이 성공하면서 한단계 이상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게된다.
이후 IBK시스템은 수출입은행이 발주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의 주간사로 참여하면서 대외 위상이 한 층 더 올라갔다. 2016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7개월동안 진행된 수출입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는 300억원 규모로 여신, 고객, 남북, 경협, 재무, 자금 등의 계정계 업무와 경영지원 업무, 정보계 업무 및 채널계 업무를 망라한다.
수출입은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도 성공하면서 IBK시스템은 ‘금융 혁신 기술’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됐다. 실제로도 IBK시스템은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에 대한 국제 인증 CMMi의 최고 단계인 Level 5 인증을 획득, 대외 SI 역량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수출입은행 프로젝트에선 사업관리 7대 영역에 자체 개발한 관리솔루션을 적용했다.
그리고 지난 2~3년간 국내 애큐온(acuon), DGB캐피탈 등 주요 캐피탈업체들이 발주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서 주간사를 맡아 안정적인 실행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IBK시스템이 국내 캐피탈업계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독자 개발한 여신시스템(IFIS 3.0)의 경쟁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라 IBK시스템도 다소 보수적인 문화가 강할 것이란 예상과는 무색하게 상당히 활발한 대외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는 과거 기업은행의 민영화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기업은행은 민영화에 대비하면서 IT경쟁력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고, ‘강한 IT조직’ 만들기에 나섰고, 동시에 자회사인 IBK시스템의 역량도 동시에 확대됐다.
특히 대외 IT사업에서의 성공은 부가가치 높은 금융솔루션을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낳는 원동력이 됐다. IBK시스템은 강점을 가진 여신시스템외에 최근에는 핀테크 솔루션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신임 CEO로 부임한 서형근 대표(사진)는 기업은행 경동지역본부장, 카드사업 및 신탁사업그룹장, CIB그룹장 등을 역임한 전략기획통이다. 만만치 않은 규모로 성장한 조직, 높아진 대외 사업비중 등 이제 IBK시스템은 새로운 발전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점에서 신임 서형근 대표가 IBK시스템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 우리에프아이에스(FIS) - “금융권 최고의 IT개발·운영 노하우”
우리은행 IT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대표 조재현)는 단연 금융IT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가진 금융IT 전문회사로 손꼽힌다. 올해 5월초에 가동을 시작한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비롯해 글로벌뱅킹시스템(WGSS)등 핵심 IT인프라 개발에 참여해 왔다. 또한 그동안 우리은행이 시장에 내놓았던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금융 서비스 등 고난도의 금융IT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IT조직은 기획 인력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대부분의 인력을 차지하는 개발 및 실행, 운영은 우리에프에스가 전담하는 구조다. 지난 2015년까지 우리금융그룹 소속일때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여러 업종에 걸친 IT개발 노하우를 확보했었다. 이런 구조가 거의 18년간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차세대시스템 뿐만 아니라 금융업종 전체에 걸친 개발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향후 금융IT 혁신기술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풍부한 자양분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에프아이에스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금융권에선 가장 최적화된 SSC 조직 및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주요 금융그룹의 경제 및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고, 엄격한 규제보다는 IT부문의 효율성을 위한 통합관리에 방점이 찍히면서 그룹내 IT를 통합시켜 한곳에서 운영하는 SSC 방식의 운영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 ‘강한 IT조직’을 만들기위한 유력한 방안중의 하나가 여전히 SSC 방식이기 때문에 20년 가까운 SSC 운영 노하우를 가진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존재 가치는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다.
다만 지난 2015년, 우리금융그룹이 해체되면서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우리은행의 IT자회사로 소속이 변경됐다. 그룹이 해체됐기 때문에 당연히 그룹 통합IT 조직인 SSC의 역할도 형식적으론 끝난 상태다. 현재는 우리은행의 토털 IT아웃소싱 업체의 역할이다.
우리은행의 IT개발 및 운영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을 선언했기 때문에 다시 예전의 SSC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주사 소속으로 전환되면, 다시 계열사에 대한 통합IT 서비스에 나서면서 예전의 위용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조재현 대표(CIO)가 이끌고 있다. 올해 1월 새 CEO로 선임된 조 대표는 지난해까지 우리은행 스마트금융그룹장(부행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의 차세대사업이 완료된 시점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다시 디지털금융에 방점을 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에선 우리은행 스마트금융그룹을 총괄했던 조 대표의 리더십이 빛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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