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유럽연합(EU)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구글에 역대 최대 과장금인 43억4000만유로(약 5조7000억원)를 부과했다. 만약 구글이 90일 이내에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추가 과징금이 부과된다.

외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8일(현지시각) 구글이 불공정 행위를 시정할 경우 변화되는 몇 가지 점을 예측했다.

EU의 발표에 따르면,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구글플레이를 사용하기 위한 조건으로 크롬 등 자사 제품을 기본적으로 설치할 것을 강요했다. 또 구글 검색 엔진을 기본으로 적용하기 위해 제조사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이 EU의 지침대로 불공정 행위를 시정할 경우 안드로이드에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우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구글 관련 앱을 채택할 의무가 없어지기 때문에 일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크롬 등 구글의 앱이 선(先)탑재 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구글 앱을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들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직접 설치해야 한다.

또 구글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도 탑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스마트폰 제조사나 타 기업의 AI 음성비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하고 싶다면 마찬가지로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아야 한다.

또 여러 OS를 접할 수 있다. 물론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할 수 있으나 작동방식, 유저인터페이스(UI) 등이 다를 수 있다. 다만 구글에서 승인하지 않은 안드로이드 기반 OS는 구글 스토어에 접근할 수 없다.

EU의 권고에 따라 구글은 90일 이내 불공정 행위를 시정해야 한다. 하지만 구글은 유럽 국가에서만 이를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구글은 불공정 행위를 유럽에서만 시정할 것"이라면서 "이밖에 다른 국가에서는 기존 안드로이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구글은 EU 맞춤형 안드로이드 OS 버전을 별도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경우 보안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외신은 "현재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조각화되어 있다. 즉 여러 버전의 안드로이드 OS가 실행되고 있다"면서 "단편화로 인해 보안문제가 발생하고 개발자들에게는 어려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번 구글 과징금 부과에 대해 그동안 구글의 미납세금을 거둬들이려는 것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무역 갈등에 반격하기 위한 EU의 의도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무너지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항소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