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칼럼

[취재수첩] 연이은 공공 블록체인 사업 유찰, 왜?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공공분야에서의 블록체인 도입 사업이 연이어 발주되고 있다. 하지만 입찰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 단독응찰로 인해 한 차례씩 유찰되는 것이 보통이다. 공공 발주에 있어 2차, 3차까지 재 발주되는 것은 왕왕 있는 일이지만 시장의 관심에 비해 유찰빈도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나라장터에 등록된 블록체인 관련 사업 중 한국정보화진흥원과 관세청이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수출통관 물류서비스 시범사업’은 단독응찰로 한차례 유찰됐으며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주한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모기지 사후관리시스템 도입’도 단독응찰로 유찰됐다.

또, 대구광역시가 진행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대시민 행정서비스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용역’ 사업도 단독입찰로 유찰된 상태다.

당초 정부 및 공공기관의 블록체인 사업은 블록체인의 시장 전파력 확대와 공공 서비스와 블록체인의 장점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블록체인 시장에 관련 인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애초 예상됐던 ‘불붙는 경쟁’ 없이 다소 맥 빠지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인력도 없지만 발주되는 공공 블록체인 사업이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한다. 블록체인 관련 개발 인력은 현재 몸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공공사업의 경우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다는 얘기다.

큰 그림만 그려놓고 세부적인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개발 일정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 공공 블록체인 사업의 경우 컨소시엄에 참여한 일부 공공기관의 망분리와 보안 이슈로 블록체인 시스템과 연계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겨 이를 해결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사업은 발주되는데 실제 실행을 위한 규제와 제도가 온전히 정비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중점 사업 외에 참여가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SDS가 은행권 블록체인 사업 등을 진행 중이며 LG CNS는 한국조폐공사의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업체들은 첫 블록체인 사업으로서 이들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다른 사업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대형 IT서비스업체의 블록체인 사업 담당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올인하고 있다”며 “일단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공공사업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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