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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중저가 요금제 개편 마무리…보편요금제 동력 상실하나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중저가 데이터중심요금제 개편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도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저가 요금제 개편 내용을 발표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속도제한 없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어 KT와 SK텔레콤이 데이터 요금제 개편에 나섰고 무제한 요금제 도입은 물론, 중저가 요금제에 대한 혜택을 강화했다. 특히, KT와 SK텔레콤은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도입을 의식, 저가요금제 개편을 통해 사실상 보편요금제 혜택을 충족시키는 상품을 선보였다.

최근 SK텔레콤이 내놓은 T플랜의 저가 요금상품 '스몰'은 월 3만3000원에 음성, 문자 무료에 데이터 1.2GB를 제공한다. 여기에 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데이터를 25%만 차감한다. 기존의 밴드세이브(월 3만2890원)보다 데이터는 4배, 영상, 부가통화 제공량도 50분에서 100분으로 늘렸다. 고가 요금제에 비해 저가요금제 혜택이 적다는 비판을 수용했다. 스몰 요금제에 선택약정할인 25%를 적용하면 2만4750원이다. 가격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에 부합하면서 혜택은 오히려 정부안보다 많다는 평가다. SK텔레콤에 앞서 KT가 내놓은 데이터온 요금제의 베이직도 스몰요금제와 가격은 같고 음성문자 무제한에 데이터 1GB로 보편요금제와 유사한 수준이다. 가족간 데이터 공유 등을 감안하면 데이터 혜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개편된 요금제는 생각보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T플랜의 경우 출시 한달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가입자 100만명 중 약 35%(35만명)가 2인에서 5인의 가족 결합을 통해 데이터 공유를 이용했다. 특히 가족 결합으로 데이터 공유를 받는 고객의 98%가 스몰 또는 미디엄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결합을 한 스몰 요금제 이용자의 경우 월 3만3000원(선택약정할인 적용시 2만4750원)에 월 평균 5.4GB의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KT의 데이터온 요금제 역시 출시 두달만에 가입자 100만을 돌파했다. 전체 가입자 규모를 감안하면 SK텔레콤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KT 역시 인기 요인으로 가족간 결합을 통해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난 것을 꼽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중저가 요금제 개편 역시 SK텔레콤 KT와 유사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편된 저가요금제만 놓고 보면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의 취지였던 중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혜택 확대라는 정책목표의 달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동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업자들이 정부 취지에 부합하는 상품을 내놓은 데다 정부가 지나치게 민간에 개입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새롭게 구성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일부 여당 소속 위원들은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그나마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했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요금경쟁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실제 이통사들이 내놓은 저가 요금제 효과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편요금제에 대한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간 만큼, 향후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논란 때문에 보편요금제가 통과하기 못하고 계류 상태에 있더라도 사업자들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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