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생각하는 의자

윤상호
- 국정감사, 증인 벌세우기 행태 시정해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아이 훈육 방법 중 ‘생각하는 의자’가 있다.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때부터 이용한다. 앉혀두는 시간은 나이에 따라 다르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관심을 받지 않고 심심한 곳 하지만 갇혀있지 않은 곳을 정한다. 정해둔 시간을 채우면 아이가 느낀 것을 들어준다. 일관성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

2018년도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 동안이다. 10일 오전 10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천청사에서 시작한다. 과방위는 이번 국정감사 증인으로 ▲삼성전자 고동진 대표 ▲LG전자 조성진 대표 ▲SK텔레콤 박정호 대표 ▲KT 황창규 대표 ▲LG유플러스 하현회 대표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등을 채택했다. 국정감사 증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꼭 나와야 한다. 안 나오면 고발을 당한다.

과방위는 위원은 많은데 전문성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사람을 불러 제대로 묻질 않는다. 대부분 하염없이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스마트폰을 볼 수도 잠깐 자리를 비울수도 음료를 마시거나 옆 사람과 대화를 할 수도 없다. 표정도 관리해야 한다. 표정이 나쁘거나 딴 짓을 하면 상임위 권한을 무시했다고 불호령이 떨어진다. 매년 같은 모습이다. 국정감사 증인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루 종일 생각하는 의자에 앉아있다 돌아간다. 작년엔 이해진 의장만 붙들고 늘어졌다. 다른 대표는 들러리였다.

최고경영자(CEO)급 증인이 대부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생각하는 의자에 앉기 싫은 것은 애나 어른이나 같다. 훈육은 고문이 아니다. 아무 말도 안 시키고 14시간을 앉혀두는 일은 훈육이 아니다. 이런 훈육이 통할 나이도 아니다. 출석 여부를 두고 왈가왈부하기보다 불러서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인지 따지는 것이 우선이다. 과방위가 왜 불량 상임위 손가락 안에 꼽히는지 생각해 볼 때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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