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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18] 현안 산적한데…‘방송장악’ 현수막 등장에 여야 으르렁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방송·통신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국정감사가 대형 현수막 등장에 따른 여야 간 공방으로 40분가량 지연됐다.

이날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방송장악 잔혹사’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준비해 질의시간에 이를 내걸었고, 여당 의원들은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고성과 반말, 인신공격 등도 더해졌으며 서로 간 사과를 요구하는 부적절한 장면들이 펼쳐졌다.

이번 현수막 사태에 대해 박 의원은 “현 정권이 방송장악을 어떻게 해 왔는지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기 위한 소품”이라며 “시위용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것이며, 국정감사를 의원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이번 국감과 상관없을 뿐 아니라 관례와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로, 정치공세를 위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질의시간 때 화면을 보여주거나 동영상 내 음성 표출 등에 대해서는 여야 간사 간 합의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박 의원의 현수막건은 협의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의원들이 내용을 충분히 봤고, 내용을 보여주자는 의도도 존중하겠다”며 “그러나 현수막과 문구는 사실상 국감과 상관없으며, 정치공세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방송장악 실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려고 한 것이고, 뜻은 전달했다며 현수막을 내려달라는 여당 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여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박 의원에 항의를 했고, 야당 측도 공세를 펼치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원장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안인데, 게재한 후 양보하듯이 그만하겠다고 한다”며 “제재할 건 제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어떤 의원은 신문지를 깔고 누웠지만, 누가 이를 제지했는가”라며 “국회에서 하는 의정활동에 대해 여야는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현수막 사태는 드루킹 국감증인 채택건으로 번졌다. 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노트북 앞면에 ‘드루킹/김경수/송인배 국감증인 채택하라’고 붙여놓았는데, 여당에서 이를 제거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간사 간 협의 중인 만큼 이틀째 붙여놓았으니 이제 좀 떼라고 해도 좋겠다”며 “이 표현물은 국정감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응해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노트북에 (구호를)붙이는 것에 대해 왜 우리쪽에서도 부담이 없겠는가”라며 “증인으로 원만히 채택됐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사진행이 길어지면서 국정감사가 지연되자 노 위원장은 “과방위가 식물상임위라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다”며 “여야 한 마음으로 일하는 상임위, 생산적인 상임위가 되자고 했다”고 중재에 나섰다.

이어 “이렇게 치고받고 해봐야 좋아하는 쪽은 피감기관뿐”이라며 “국민만 손해이니 질의에 들어가자”고 언급하며 국감질의를 재개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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