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K하이닉스, 3분기 최대 실적 예상…‘험로’ 대비는?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실적(25일 발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4분기부터다.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대외적인 부정 요소도 부담스럽다.

대체로 고점 논란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근거로 한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투자회사의 부정적 보고서도 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을 기반으로 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보다 미·중 무역전쟁, 인텔의 CPU 공급 부족, 중국 스파이칩 논란 등 다른 요소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 미·중 무역전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스터디를 많이 했다. 엔드 유저 수요 단에서 어떤 영향이 있을지 따져보는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 관련 관세 영향은 당장은 크지 않고 오히려 수혜가 될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또 애플의 원가 부담이 추가로 증가해 이를 전가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인공지능), 차량용 반도체 등 새로운 수요처가 업황 우려를 씻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복합적인 대내외 시장 상황으로 공급과 수요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단 증권사들은 대체로 3분기까지는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은 이번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1조8000억원, 6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5.4%, 69.1% 상승한 수치다. D램은 출하량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낸드는 출하량 증가가 가격 하락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6조4600억원으로 제시했다. 증권가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대략 6조~6조5000억원이다.

그러나 4분기에는 실적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변수가 많은 만큼 예측이 어렵지만, 메모리 가격 하락과 더불어 대외적인 악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PC D램과 서버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기운데, 계절적 비수기도 겹쳤다.

업계 관계자는 “PC D램은 중국 시장이 죽고 있어 인도나 다른 신흥국에서 이를 얼마나 메꿔주느냐가 중요하며, 서버 D램 수요도 관건이 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 공급 과잉을 최대한 피하면서 수요 예측을 잘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어떻게 길게 가져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화두”라고 전했다. 이어 “낸드는 4분기에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가격 하락을 감내하면서 마진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4분기부터 D램과 낸드 가격 하락폭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은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각각 5%, 1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되는 바”라고 전했다. 비수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5조원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상반기, 하반기에도 불안 요소가 더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신규 라인 양산 본격화로 업황 개선 가능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내년 하반기로 계획된 중국 업체의 메모리 양산도 부담 요소다. 우선 내년 낸드 영역을 중심으로 중국과 한국 기업 간 메모리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은 중국 업체의 추격이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D램은 다음 차례 펀딩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어서 실제 D램 시장 자체를 위협할만한 공급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낸드는 내년 공급이 가시화될 것이나 당초 중국 업체들이 계획했던 것보다 진척이 느린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내년 말 64단 3D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낸드가 90단을 넘어가는 과도기 중이라서 중국 기업과의 원가 격차는 상당할 것”이라며 “실제 퀄리티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D 낸드 전환에도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내년 3D 낸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낸드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낸드는 작년 약 250K(월) 규모였는데 올해 3D 전환에 따른 영향으로 웨이퍼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며 “3D 물량은 올해 150K에서 내년 말 230K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내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는 46%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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