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원익IPS가 원익테라세미콘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합병 후 연간 매출액은 9000억원~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원익IPS와 원익테라세미콘은 공시를 통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반도체 전공정과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장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합병 비율은 1 : 0.7394724(원익IPS : 원익테라세미콘)다. 합병 신주는 보통주로 총 828만7865다. 합병 기일 및 합병 등기 예정 일자는 내년 2월 1일이며, 신주권 교부 예정일과 상장예정일은 각각 내년 2월 19일, 2월 20일이다.
합병 반대의사 통지 접수기간은 올해 12월 12일까지이며, 주주총회 예정 일자는 올해 12월 13일이다. 주식 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올해 12월 13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다. 주식 매수 가격은 원익IPS, 원익테라세미콘 각각 2만200원, 1만4954원이다.
키움증권의 한동희 연구원은 “합병을 가정한 2018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8145억원, 영업이익 1402억원”이라며 “2019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188억원, 1615억원이다. 합산 시가총액 기준 올해와 내년 PER(주가수익비율)은 각각 7.3X배, 6.4X배”라고 분석했다.
원익IPS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 매출 비중이, 원익테라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매출 비중이 높다. 두 회사 모두 원익홀딩스가 최대주주다. 원익홀딩스가 보유한 원익IPS, 원익테라세미콘 주식은 각각 32.85%, 30.15%다.
합병 완료 시 원익IPS는 존속회사로 남게 되고 원익테라세미콘은 합병 후 소멸한다. 합병 후에도 최대주주 변경은 없다. 원익IPS가 영위 중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솔라셀(Solar Cell) 장비 경쟁력 강화와 생산 캐파(Capa·생산능력) 증가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주주 반대가 예상된다는 점이 문제다. 앞서 지난 2016년에도 원익IPS는 테라세미콘 합병을 추진했으나 테라세미콘 주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원익홀딩스가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 주가가 비슷한 편이었던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은 1:1.05 수준이었는데 테라세미콘 주주들은 1:1.1~1.2 정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주주 반대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16년 당시 합병 추진이 지배 구조 개편 성격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원익홀딩스가 지주사 지분 요건 30% 이상을 충족하고 합병을 재추진하게 됨으로써 오는 12월 13일 열리는 주주총회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유사 업종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창출, 사업 안정성 도모로 향후 신사업 추진 등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영 효율성을 증대시켜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을 통해 중복 투자를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연구 개발 능력과 마케팅 역량 강화로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수익성 및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S(고객만족) 관련 인력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영업력과 고객 대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