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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판 커지는 해외송금 시장, 승자는 누가?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해외송금시장을 놓고 핀테크 업체들과 기존 은행들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가 선을 보이면서 시장이 다각화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은행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싸움의 무게추가 이미 은행권으로 기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월 ‘외환제도 감독체계 개선방안’이 발표됨에 따라 내년부터 증권사와 신용카드사가 은행과의 제휴 없이도 한 건 당 3000달러, 연간 3만 달러 이내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핀테크 기반 해외송금업자의 경우 1인당 연간 2만 달러, 수령 한도는 3000달러다.

관련 통계에 의하면 국내에서 해외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총 42곳으로 핀테크 업체가 23곳이고 은행이 18곳이다. 하지만 송금규모로 보면 핀테크 업체들은 아직 은행권의 서비스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토스 등 소액 송금 서비스에 기반해 성장을 거듭한 기업이 이미 나와 있는 것처럼 해외송금 분야에서도 새로운 ‘신데렐라’가 나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해외송금은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국내에서 국외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국내로 송금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

때문에 최근 핀테크 업체들은 해외 핀테크 업체들과 직접 계약 등을 통해 네트워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에 대한 상용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송금시장이 사실상 오픈되면서 기존 시장을 수성하던 은행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의 해외송금 수수료 구조는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라는 일종의 국제 은행 공동망을 이용하는 탓에 고비용 구조를 벗어나기 힘들었는데 스위프트 차원의 혁신이 본격화되면서 경쟁 할 만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석호 데이터애널리틱스랩 대표는 “가상통화를 매개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해외 송금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소액해외송금업체들은 사실 기술적 혁신의 한계에 도달해 있다”며 “은행권의 스위프트 GPI에 의해 핀테크 해외송금업체는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은행의 자구책 마련에 의해 해외송금전문업체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프트 GPI(global payments innovation)는 전세계 자금이체 서비스 플랫폼 혁신을 위해 스위프트가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 및 서비스 플랫폼으로 최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 하나은행이 가입한 바 있다.

이들 국내 4대 은행이 처리하는 해외 이체 규모는 가치로 따지면 한국 전체의 80% 이상에 달한다.

SWIFT GPI는 당일 결제, 수수료 투명성, 엔드-투-엔드 추적성 등을 제공해 기업 자금담당자들의 업무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은행권 해외송금서비스의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되던 처리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는 평가다. SWIFT GPIi 이체는 개시 시점으로부터 몇 시간 혹은 몇 분 정도면 입금된다.

특히 기존 자금이체 틀에 기반해 API, 플랫폼 기술, DLT(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분산원장) 등을 활용하는 SWIFT GPI는 자체 로드맵을 통해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로 혁신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해외 송금 시장에 핀테크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없는 은행권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핀테크는 고여있고 닫혀있던 은행들을 무한 경쟁시장에 노출시켰다. 다만 은행들의 저력도 만만치는 않다. 기존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과 혁신을 받아들이면 은행도 더욱 무서워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해외송금 시장에서 드러나고 있다. 승부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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