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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왕좌 차지한 10돌 맞은 IPTV, 마냥 기뻐할 수 없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올해로 10년을 맞은 IPTV는 38.2%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유료방송시장 왕좌 자리를 차지했다.

양적 성장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현재 케이블TV 사업자(SO)와 인수합병까지 고려하고 있다. 10년만에 후발주자에서 선두주자로 올라선 IPTV는 이제 콘텐츠 경쟁력 강화 등 질적 성장과 생태계 조성을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2008년 11월 인터넷TV(IPTV) 상용화 서비스가 국내에 첫 발을 내딛었다.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이 IPTV 제공사업 최초 신규허가 절차를 거쳐 허가대상법인으로 선정됐다. IPTV 상용서비스는 방송통신 융합시대 개막이라는 측면에서 기대감을 불러왔다.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환경은 IPTV 도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상파·케이블과 달리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해 전국적으로 방송을 송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초기에는 난항을 겪었다. 지상파와 SO 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 속에서 IPTV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시장이 포화됐다는 우려 때문이다. 세계적 경제위기도 겹쳤다.

하지만, 출범 1년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해 11월부터 IPTV 가입자 수가 SO를 앞서기 시작했다.

2008년 1730만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지난해 기준 3160만명을 기록했다. 이 중 IPTV는 1432만 가입자를 확보해 최대 가입자를 확보한 유료방송 플랫폼에 등극했다. 현재 IPTV와 SO 간 가입자수 격차는 약 107만명 이상으로 확대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유료방송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IPTV 가입자는 총 1471만6575명으로 전체 46%를 차지했다. 반면, SO는 1398만4967명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0만명 이상 가입자 수가 줄었다.

가입자수 증가에도 적자에 허덕였던 IPTV는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되며 통신사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IPTV 매출은 2009년 2204억원에서 지난해 2조9251억원으로 1200% 급증했다. 가입자당매출(ARPU)도 증가했다. KT계열은 2010년 9027원에서 2016년 1만1449원, SK브로드밴드는 9775원에서 1만3627원, LG유플러스는 9234원에서 1만3693원으로 늘었다. SO는 같은 기간 7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IPTV는 기존 실시간 방송채널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넘어 하이브리드 콘텐츠를 제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키즈 콘텐츠 분야가 대표적이다. 통신3사는 유아학습과 육아를 모두 공략하는 콘텐츠를 통해 아이와 부모 가입자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5G 접목도 준비 중이다. AI 스피커에서 나아가 가상현실·증강현실을 TV에 적용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는 5G 상용화를 통해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승승장구하는 IPTV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생태계 조성과 콘텐츠 차별화, 해외시장 공략 등이다. 통신사는 케이블TV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유료방송시장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인수합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신사 몸집이 커지는 만큼 생태계 전반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커진다.

콘텐츠 경쟁력도 숙제다. 유료방송업계는 자체적인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고, 지상파는 미디어생태계를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결국, 통신사와 지상파 등 모든 콘텐츠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 측간 의견 조율이 필요한 때다.

IPTV는 해외 콘텐츠 수급뿐 아니라 국내 차별화된 콘텐츠를 글로벌시장에 가져갈 수 있는 플랫폼 역할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경쟁 시대에서 한류를 바탕으로 한 한국만의 콘텐츠로 국가에 기여하면서 수익까지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IPTV방송협회는 “IPTV는 외적으로는 글로벌 경쟁 모바일서비스 제공 이용자 파편화 등에 대응하며 내적으로는 5G 수용, 콘텐츠 다양화, 서비스 통합 제공, 인공지능 활용, 플랫폼 서비스 강화 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해가겠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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