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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T 대표 기해년 첫 행보 ‘옥수수+푹’, 글로벌 OTT 대항마 될까?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내 첫 지상파와 통신사 간 토종 미디어 연합군 탄생이 목전에 있다. 3일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손을 잡고 푹과 옥수수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룡에 맞선 토종 OTT 기업의 합종연횡이 시작된다.

이는 박정호 SK텔레콤 및 SK브로드밴드 사장의 새해 첫 행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박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옥수수 경쟁력을 강화해 5G 시대 킬러서비스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과감한 투자와 국내외 사업자 협력을 꾀해 대한민국 콘텐츠산업 지형도를 변화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미디어를 4대 사업부 중 하나로 선정했으며, 박정호 사장이 SK브로드밴드 수장을 겸임하면서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중간지주사 전환과 옥수수 분사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경쟁력 강화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그동안 박 사장은 옥수수 분사를 시사하며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을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실제, SK텔레콤은 옥수수 콘텐츠 강화를 위해 지상파에 수차례 협력 제휴를 요청해 왔다. 글로벌 OTT에 대응할 정도의 콘텐츠 확대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자체적으로 충족하기 어렵고, 연합전선을 이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푹은 70여개 지상파 채널과 지상파 케이블 채널 실시간 방송, 관련 주문형비디오(VOD)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가입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70만명에 불과하다. 2년간 적자에 허덕이다 지난해 겨우 흑자로 전환했지만 이익률은 1%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투자 의지를 내비치고 있고, 푹 또한 946만명에 달하는 옥수수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윈윈(win-win)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도 유튜브와 넷플릭스 공세에 토종 OTT 사업자 연합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꾸준히 형성해 왔다.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대응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국내 시장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해외진출까지 모색할 수 있게 된다.

유튜브는 국내 동영상시장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OTT 사업자 위치를 선점하고 있고, 여기에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 제휴해 국내 안방시장으로 불리는 인터넷TV(IPTV)에 진출했다. 넷플릭스의 아시아태평양 점유율은 약 9%지만, 아시아에서 새로운 수익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한국전담팀을 구축하고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내놓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시장이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지만 서비스 통합 및 규모화를 통해 시장을 활성화시켜보자는 차원의 협약이며, 한류 콘텐츠 기반 통합 OTT로 해외 유통창구를 확보할 수 있다”며 “글로벌 미디어기업의 시장 장악은 계속되고 있는데 토종기업들이 소규모의 독자적인 서비스만 고집해서는 승산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양측은 푹과 옥수수 통합을 위해 방송회관에서 양해각서(MOU)를 맺는다. SK텔레콤은 통합 OTT 지분 30%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푹과 옥수수의 실사를 진행한 후 합병 지분율을 산정할 계획이다. 합병이 이뤄지면, SK텔레콤은 국내외에서 신설 통합 OTT 투자를 위한 자금을 본격 조달하고, SK브로드밴드는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다. 지상파3사는 콘텐츠 제작‧공급을 맡게 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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