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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3조’ 꿈 무너진 LG전자, 발목 잡은 스마트폰 15분기 연속적자(종합)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LG전자가 사상 첫 영업이익 3조원 달성을 목전에서 놓쳤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암울한 성적표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어닝쇼크’다.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753억원이다. 2016년 4분기 영업손실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평균추정치(컨센서스) 3893억원과도 크게 차이나며 시장기대치를 하회했다. 매출액은 15조77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 감소했다. LG전자가 2조702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내놓았음에도, 냉랭한 시장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이유다.

LG전자는 불황기에 들어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과 신흥국 경기 침체, 환율이슈를 이유로 들었다. 또, 4분기 TV‧가전사업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도 한몫했다.

이 중에서도 4분기 LG전자의 부진한 실적을 이끈 사업은 스마트폰이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은 15분기 연속적자 확정이다. 적자폭도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3000억원 안팎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3분기 MC 영업적자 규모는 1463억원으로, 2배 이상 적자폭이 증가할 전망이다.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V40’의 경우, 마케팅비용을 늘렸음에도 전반적인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중가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Q시리즈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정기인사를 통해 적자타개를 위해 임명했던 황정환 MC사업본부장을 취임 1년만에 교체했다.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을 새 MC사업본부장으로 앉혔다. 이를 두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경질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실적부진 원인은 전적으로 MC 사업부며, 올해도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MC사업부 고민은 구조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기 어렵다는 데 있으며, 비용절감만으로는 쉽지 않으니 본질적인 체질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 정체와 경기 둔화도 이유로 꼽힌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길어지고 있으며, 애플과 삼성을 포함해 전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더군다나 경기둔화로 소비재 판매가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TV와 가전부문도 신흥국 환율 약세와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성장이 둔화됐다. OLED TV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말 프로모션으로 인해 수익성이 기대에 달하지 못했다. 미국 최대 쇼핑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해 연말연시 이벤트로 인해 가격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전장부품(VC) 부문은 자동차용 헤드램프 기업 ZKW연결이 반영되면서,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MC를 제외한 사업부에 대해서는 올해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며 “VC는 인포테인먼트의 성장세가 재차 부각되고 있어 ZKW를 포함한 흑자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HE는 일시적으로 QLED 진영과 마케팅 경쟁이 심화됐지만, OLED 및 UHD 비중 확대, 대형화, 패널 가격 안정화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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