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DT시대, 변하는 금융IT자회사…사업 수행 역량 확보에 박차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그룹의 IT계열사들이 역할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디지털 금융 전략이 금융그룹 차원의 주요 아젠다(Agenda)가 되면서 IT 사업 및 그룹 IT분야의 통합구매 및 기술검증에 초점을 맞췄던 금융 IT계열사들의 전략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금융 IT계열사들의 변화는 자체적인 수익성 개선과 신산업 발굴의 측면이라기보다는 금융그룹 차원의 의중이 반영된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요약하자면 금융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 수행을 위해 IT계열사의 역할 모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그룹 차원의 IT계열사는 우리에프아이에스, 하나금융티아이를 비롯해 KB데이타시스템, 신한DS, DGB데이타시스템, BNK시스템, IBK시스템 등이 꼽힌다. JB금융그룹의 경우 별도의 IT계열사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 중 우리에프아이에스, 하나금융티아이, IBK시스템 정도를 제외하면 전체 금융IT시장에서 나머지 금융 IT계열사들의 활약은 대외적으로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나머지 회사들 역시 우리에프아이에스, 하나금융티아이처럼 그룹 IT구매 및 시스템 구축의 일부를 담당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면에선 우리에프아이에스, 하나금융티아이를 따라가긴 힘들었다.

IBK시스템의 경우 우리에프아이에스, 하나금융티아이와 규모면에서 비교하긴 힘들지만 대외 사업에서 굵직한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여럿 수주하면서 금융권 유일(?)의 외부 IT사업 수주 업체로 자리를 공고히 했다. 물론 이는 IBK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공금융 성격이 반영된 부분이기도 하다. 수출입은행 등 공금융 계열 사업 수행과 캐피탈 업계 차세대 등에서 성과를 낸 것도 IBK기업은행의 독특한 위치가 반영된 면이 크다.

다만 최근 금융그룹 IT계열사들도 변화의 소용돌이에 놓여있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전사 확대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IT신기술의 등장으로 기술 검증 및 선도적 인프라 도입에 있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단독적으로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함양해야 하는 것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사업을 수행해 온 IT서비스업체들이 수익성 위주로 영업 전략을 바꾸면서 이른바 사업도 ‘가려 받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차세대 사업처럼 대형 사업은 아니더라도 소규모 사업의 경우 직접 수행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KB데이타시스템은 올 한해가 KB금융그룹의 ‘2019 RISE’ 그룹전략 방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음과 동시에 사업 수행 역량을 평가받는 중요한 해다.
특히 KB데이타시스템은 최근 KB캐피탈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지난 2017년부터 준비 작업을 시작해 지난 1월 오픈에 성공한 이번 사업은 KB데이타시스템의 첫 차세대시스템 주사업자 사업으로 남다른 의미도 크다. 향후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금융그룹 차원의 역량 강화가 예고돼 있는 가운데 이들 IT사업에 있어 KB데이타시스템의 역할론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DS는 지난해 신한데이터시스템에서 이름을 바꾸고 올해 그룹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에 본격 나선다. 이미 AWS와 협력해 그룹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기술 및 서비스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IT개발인력의 수급이 쉽지 않은 지방 금융그룹의 IT계열사는 인력 문제 해결이 숙제이기도 하다. JB금융지주의 경우 서울에 지주사가 포진해 있는 관계로 서울 여의도 사무소에서 원격지 개발을 일부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DGB금융과 BNK금융의 경우 IT인력 수급 및 IT개발을 위한 파트너 협력이 해마다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DGB데이터시스템은 ‘본질(GPS)에 충실한 신뢰받는 IT’란 2019년도 경영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위해 그룹의 경영목표 방향성과 일치된 경영목표의 수립과 다양한 IT사업의 주도적 수행,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경쟁력 향상과 새로운 성장 동력확보에 나섰다.

DGB데이터시스템은 그룹 내 IT솔루션 개발 및 자체 솔루션 제품화, 계열사 IT서비스 확대와 공용서비스 인프라 개선 및 실무역량 강화를 통해 조직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BNK시스템도 지속적으로 수도권 주요 금융 IT업체와의 협력을 타진 중이다. 뱅킹 및 앱개발 등의 개발을 위한 협력업체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부산은행 등 계열사 은행들의 모바일 뱅킹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BNK시스템이 주요 시스템 구축 역할을 떠맡게 될 예정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이상일
2401@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