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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LGU+, 5G 자율주행차로 강변북로 달리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5G 자율주행차가 강변북로, 영동‧성수대교로 한강을 넘나들며 일반 차량과 서울 도심 도로를 달렸다. 병목구간 합류부터 차선변경 및 끼어들기도 척척 수행한다.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 Lab(선우명호 교수)’과 LG유플러스(대표 하현회)는 11일 한양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 도심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5G 자율주행차가 통제되지 않은 도심 도로에서 일반 차량 틈에 섞여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양대와 LG유플러스는 혼잡한 도심 내 5G 자율주행 시연을 택했다. 다수의 일반 차량들이 주행 중인 서울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위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전·후·측방 차선 변경, 끼어들기 등에 대응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자율주행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불리는 한양대학교 ACE Lab 선우명호 교수는 5G 자율주행차 시연을 보여주며,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우명호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130만명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90%가 운전자 부주의”라며 “자동차를 스마트하게 만든다면 부주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자동비상정지(AEB) 규제 등을 통해 교통사고를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가 대중화 되면 각각 차량이 감지하는 현장 교통 정보를 관제센터에 전송하고, 관제센터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다시 각 자동차에 최적 주행 경로를 실시간으로 내려줘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는다.

선우명호 교수는 “5G 자율주행차는 교통체증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라며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고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5단계)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다 보면 20m 전방 우회전 할 곳을 1초 차이로 놓칠 때가 있다. 시속 60km로 달리면 초당 17m를 가는데 통신망 딜레이로 인해 찰나의 순간을 지나치게 되는 것”이라며 “5G 환경의 초저지연성은 이러한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신해 오차 없이 주행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운전대에 손 뗀 25분, ‘에이원’이 주행=이번에 선보이는 5G 자율주행차 명칭은 ‘에이원(A1)’ 4세대다. 이번 시연에서 A1 운전석 탑승자는 ‘자율주행 모드 ON’ 스위치를 누른 후 도착할 때까지 운전대와 가속·제동 장치에서 손발을 뗐다. 성수동 한강사업본부에서 출발한 A1은 강변북로-영동대교-올림픽대로-성수대교를 거쳐 서울숲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는 약 8Km 거리를 25분간 스스로 주행했다.

강변북로에 진입하는 순간, A1은 시속 60km 가량으로 달리는 일반 차량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고속화 도로에 합류했다. 정체 구간에서는 주변 차량들과 일정 간격을 유지했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동안에는 규정 제한 속도인 80km 이하를 유지했다.

A1은 각 도로마다 부착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스스로 읽고 이를 실제 주행 속도에 반영하는 기술을 갖췄다. 차량 간격은 주행 속도에 따라 다르게 했다. 급제동 시 제어할 수 있는 거리를 스스로 계산해 앞 차와의 안정적인 간격을 두는 방식이다.

ACE Lab은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자율주행차 분야의 알파고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주행 도로·상황·변수 등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분석하며 진화한다는 것이다.

◆출근길 차 안에서 화장하고, 꽉 막힌 퇴근길 속 영화 시청=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차량 탑승자는 출근길 화장이나 독서를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미디어를 시청할 수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로 차 안에서 콘텐츠를 감상하는 시연이 이어졌다. A1이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동안 시연자는 차 안에서는 5G 스트리밍 영상을 봤다. 가상현실(VR) 전용 헤드셋(HMD)을 착용하고 그랜드캐니언, 해양생태계, 아이돌 연습 등의 대용량 VR 콘텐츠를 지연이나 로딩 없이 실시간 이용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준비 중인 VR전용 플랫폼을 통해 ▲구글과 공동 제작한 독점 콘텐츠 ▲다양한 장르의 VR 영화 ▲아름다운 여행지 영상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공연 영상 ▲인터렉티브 게임 ▲VR 웹툰 등 양질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성수대교 북단에 들어선 A1은 주변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예상 경로를 변경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제센터에서 5G망을 통해 목적지 주변의 사고 정보를 전달하자, 차량 내부에서는 음성 알림과 함께 화면 표시가 나타났다. A1은 당초 진입 예정이었던 서울숲 북측 입구를 대신하여 동쪽 입구를 통해 서울숲 공영주차장으로 주행 경로를 변경해 안내했다.

이와 함께 한양대 시연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구축한 5G망과 자체 개발한 저지연 영상송신기를 통해 자율주행 모습의 실시간 중계가 이뤄졌다. 자율주행차 내부에 장착된 2대 카메라가 주행 영상을 촬영하면 관제센터를 통한 5G망으로 한양대까지 전송하는 방식이다. 관제센터에서는 자율주행차 현재 위치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또, LTE와 5G의 실제 처리 속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영상 비교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LG유플러스 FC부문장 이상민 전무는 “5G 통신망의 초저지연성은 자율주행차 안정성을 높여줄 핵심 요소로 꼽힌다”라며 “한양대학교 ACE Lab의 앞선 자율주행 기술과 LG유플러스 5세대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우명호 교수는 “5G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자율주행차 모델은 산학연 협력을 통해 기술 진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통신‧자동차 산업 간 빠른 융합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는 운전대와 페달 없는 완전 무인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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