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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아이플라이텍과 AI 합작법인 설립한 한컴…배경은?

백지영

오순영 합작법인 대표
오순영 합작법인 대표
-5월 AI 솔루션·휴대용 통번역기 시작으로 핀테크, 에듀데크 시장 진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그룹)은 중국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업인 아이플라이텍(iFLYTEK)과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오순영 한컴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한컴인터프리 대표와 아이플라이텍의 쟝우쒸 대표가 공동으로 합작법인을 이끈다. 사무실은 판교 한컴타워에 마련됐으며 지분(자본금) 구조는 50:50이다.

합작법인은 AI 음성기술을 기반으로 하드웨어(HW) 솔루션과 핀테크, 에듀테크,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당장 오는 5월 회의록 속기·강의기능, 통번역 등을 제공하는 AI 솔루션 ‘지니비즈’와 휴대용 통번역기 ‘지니톡 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13일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한컴그룹은 아이플라이텍과 MOU를 체결, 합작사업을 모색해왔다. 약 9개월만에 결실을 맺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합작법인의 이름은 ‘아큐플라이 에이아이(Accufly.AI)’이다. 정확함을 뜻하는 ‘accurate’에 자유롭게 난다는 ‘fly’를 결합해 성역없는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양사는 지난해 업무협력으로 시작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번 자리가 성사됐다”며 “오늘 발표한 계획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향후 한국과 중국을 점어 전세계에서 주목받는 AI전문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중국의 아이플라이텍은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 정부가 선정한 4대 AI기업이다. 중국 4대 AI기업은 ‘바티(BATi)’ 즉, 바이두(자율주행), 알리바바(쓰마트시티), 텐센트(의료), 아이플라이텍(음성플랫폼)이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왼쪽에서 두번째가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1999년 18명의 직원으로 시작됐으나 현재는 1만1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2018년 매출액은 80억6000위안(1조35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년 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45.1%에 달한다. 현재 아이플라이텍은 주요 사업은 AI기반의 스마트교육, 스마트법원, 스마트시티, 스마트 헬스케어 등이다.

지난 2016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이플라이텍 본사를 방문해 AI음성기술을 극찬했으며 2017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TV화면 자막 변환에도 아이플라이텍 기술이 활용됐다. 이미지·음성·얼굴 식별 기술을 겨루는 글로벌 대회인 ‘블리자드챌린지(Blizzard Challenge)’에서 1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으며, 중국어 음성인식 정확도는 98.7%에 육박한다. 인간 속기사 능가한다는 평가다. 또, 중국 22개 방언도 98%의 정확도로 식별한다.

합작법인의 공동대표를 맡은 오순영 한컴인터프리 대표는 “중국의 AI 특허는 지난 10년 간 전세계 37%에 달하며, 중국 AI 기업도 1/4을 차지한다”며 “특히 이미지 기반 AI에서 음성기반의 AI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아이플라이텍과 한컴의 AI 기술력을 합친다면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며 이번 협력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한컴은 누구보다 언어와 문자에 강한 기업”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검증받은 지니톡 음성인식기술은 현재 SK텔레콤의 누구, 삼성전자 빅스비에 공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5월 출시될 지니비즈와 지니톡 고
5월 출시될 지니비즈와 지니톡 고

합작법인의 첫 결과물은 오는 5월 출시될 하드웨어 솔루션이다. AI 솔루션 ‘지니비즈’는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QR코드로 회의록을 공유하는 솔루션이다. 4개 언어(한·중·일·영)에 대한 통번역을 제공해 외국인과 자유로운 비즈니스 미팅이 가능하다. 한컴오피스도 탑재돼 있다. 또, ‘지니톡 고’는 7개 언어에 대한 통번역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도 4개 언어 통번역이 가능하다. 표지판, 메뉴판 등 이미지도 번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핀테크 AI 컨택센터, 교육, 헬스케어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아이플라이텍은 중국에서 은행을 대상으로 AI 컨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및 운영경험을 토대로 국내 금융 환경에 맞는 한국어 기반의 AI 컨택 센터를 공동으로 개발, 은행과 보험사, 이동통신사 등을 주요 타깃으로 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에듀테크 분야에선 AI 음성기술의 강점을 살려 언어교육을 위한 대화형 개인 맞춤 학습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 중국어, 영어, 한국어 등의 어학수준 및 발음정확도를 평가해주는 제품이다. 스마트 헬스케어 부문은 한국의 정보보호규제 등에 따라 당장은 의료데이터 활용이 어렵지만, 아이플라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로봇 ‘샤오이’와 음성인식 진료차트 입력, 영상 분석 등에서 적극적인 기술교류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사오이’의 경우 세계 최초의 국가 의사 자격증 시험을 통과한 헬스케어 로봇이다.

우샤오루 아이플라이텍 집행 총재는 “지난 1년 간 한컴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며 기업의 기술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이 유사한 것을 알게 됐다”며 “기술과 제품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킨다는 공통된 목표와 비전을 통해 특히 교육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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