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의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제시한 ‘사회적 가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28일 최태원 회장은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연사로 참석해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사회적 가치 측정과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두 가지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경제적 성과를 키우기 위한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회계 시스템을 진화시킨 것처럼, 사회적 가치 또한 이러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최 회장의 평소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회계 시스템을 도입해 결국에는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은 지난 15일 막을 내린 중국 양회에서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된 질적 성장 제고, 환경오염 개선, 빈곤퇴치 등과 맥을 같이한다. 이에 개막식에 참석한 리커창 중국 총리, 이강 중국 인민은행 행장 등 중국인사는 물론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나카니시 히로아키 일본 경단련 회장 등 2000여명의 글로벌 리더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번 개막식 공식 연사로는 리커창 총리, 반기문 보아오포럼 사무총장, 이낙연 한국 총리 등 5개국 정상 외에 한국 재계 인사로 최 회장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의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이른바 DBL(Double Bottom Line)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최 회장은 “SK 주요 관계사들이 지난해 어느 정도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는지 올 상반기 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무제표에 경제적 이익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반영하는 DBL을 도입했기 때문이며, 이러한 측정체계는 해가 지날수록 정교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회장은 인센티브 시스템을 제시했다. 사회적 인정이나 세제혜택과 같은 유무형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최 회장은 “이해관계자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는 만큼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함께 창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와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한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실험들이 조기에 성공을 거둔다면 혁신을 이루거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등의 모멘텀이 될 것이며, 더 많은 가치 창출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7일 SK그룹이 보아오포럼 공식 세션의 하나로 주최한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역할’ 세션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지난 1월 SK그룹 주요 4개 관계사 50명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의 필요성에 대한 5점 척도 조사를 한 결과, 평균 4.18이라는 높은 점수가 나올 만큼 사회적 가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최 회장은 오는 29일 반기문 세계시민센터가 주관하는 ‘아시아 농촌과 도시의 지속 가능한 미래’ 세션에 패널로 등장할 예정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