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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포섭하려는 미국 反화웨이 동맹 캠페인, 미-EU 무역분쟁 변수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미국의 반(反) 화웨이 동맹 캠페인이 유럽을 향하고 있다. 미국은 우방국가와 중국 화웨이 반대 전선을 형성해 5G 네트워크 관련 중국 장비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와 유럽연합(EU) 간 무역분쟁으로 변수가 생겼다. 미‧중 무역전쟁이 미‧유럽연합(EU)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 8일 112억달러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EU 기간산업인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EU도 보복관세 분위기를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 EU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는 미국과 공식적으로 무역분쟁에 대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화웨이 장비 금지를 동맹국에게 요구하는 이유는 중국과의 기술패권 싸움 때문이다. 미국은 5G 경쟁에서 우위를 노리고 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5G 세계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잡기 위해 5G 모듈을 탑재한 LTE 스마트폰으로 한국을 겨냥한 것만 봐도, 5G에 거는 미국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은 화웨이를 통해 5G 네트워크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성능과 가격을 모두 충족하면서 미국 통신장비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EU와 무역분쟁까지 일어난다면 EU와 중국이 손잡을 가능성도 커진다. 이 경우, 화웨이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반화웨이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기술이 데이터 보호를 위한 기준을 어떻게 충족시킬지 알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유럽 회유에 나섰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화웨이가 5G를 위해 영국과 손을 잡을 경우, 영국은 경제적‧군사적 협력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특히, 이날 로버트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영국과 독일 등을 언급했다. 독일 통신규정에 따르면 통신 비밀과 데이터보호를 위해 보안 규정 등을 준수하는 신뢰할 만한 공급자를 선정하고, 네트워크 트래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우려될 만한 사항이 있을 경우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사항이 화웨이와 중국 ZTE 금지에 사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희망대로 유럽이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화웨이는 10년 전부터 유럽에 진출한 상태로, 유럽시장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독일에게 중국 통신장비 사용 때 공유하는 정보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국의 안보기준을 규정하겠다고 대응하기도 했다. 영국 화웨이 사이버보안 평가위원회가 화웨이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의회와 공공기관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에도 영국 통신업계는 5G 도입 지연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호주‧일본 등 대표적인 미국 동맹국들은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했다. 내년 초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 일본은 지난 10일 통신4사에 주파수를 배정했다. 이 때 일본 통신사들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우호적인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 화웨이는 미국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정면으로 비난하며 반박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부차관보가 5G 보안 프레임워크를 적용한 국가는 화웨이를 금지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소피 바타스 화웨이 사이버보안 이사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사이버보안센터에서 “미국과 같은 정부가 특정 기업 때문에 기자회견까지 열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고, 이렇게까지 한 이유가 궁금하다”라며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잘 테스트된 벤더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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