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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조사개시…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소송, 쟁점은?

김도현

- LG화학 출신 SK이노베이션 이직 발단…LG화학 "기술 빼가려고"·SK이노 "자유 의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김도현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본격화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상반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각각 기술 유출, 여론전에 무게 중심을 두는 모양새다.

31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미국 ITC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제소가 궤도에 올랐다. LG화학은 지난 4월 ITC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모듈, 배터리팩, 배터리부품 및 이를 만들기 위한 제조공정에 대한 영업비밀을 침해 당했으며 미국 관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ITC는 29일(현지시각) 조사개시를 결정했다.

LG화학은 "조사개시 결정을 환영하며 경쟁사의 부당한 영업비밀 침해 내용이 명백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이 전혀 근거 없음을 적극 소명하겠다"라고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양사는 치열한 기싸움을 펼쳐왔다. LG화학이 자료를 내면 SK이노베이션이 반박했다. LG화학은 '기술' SK이노베이션은 '애국심'에 호소했다.

쟁점은 두 가지다. 우선 LG화학 인재를 SK이노베이션이 빼갔는지다. LG화학 출신이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한 것은 사실이다. 2017년부터 76명이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직장을 옮겼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기술 습득을 위해 LG화학 출신을 채용했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내용증명을 보내 항의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경력직 이동은 인력 당사자 의사에 따라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SK이노베이션에 취업을 하지 않았다면 해외로 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쟁점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출신을 통해 LG화학 기술을 습득했는지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 입사지원 서류에 LG화학 영업비밀이 담겨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업무 내역 및 프로젝트, 프로젝트 구성원 등을 기술하도록 했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한 사람이 회사 시스템에서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 한 것도 확인했다.

입사지원서에 이런 내용이 있었던 것은 SK이노베이션도 인정했다. 하지만 지원자가 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자료로 SK이노베이션에게 새로울 것이 없는 기술이라고 일축했다.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문제 제기와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해 국익을 훼손할 수 있다고 화제를 돌렸다.

장외에선 SK이노베이션의 전략이 먹히는 분위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G화학의 처우 개선에 대한 내용 퍼졌다. LG화학이 선임한 로펌 '덴튼스US'를 통한 기술유출 걱정도 나왔다. 덴튼스US는 '다청덴튼스' 미국 법인이다. 이 회사는 중국계 로펌과 다국적 로펌이 합병한 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공급계약 등 양사는 사업 운영에서 부딪치는 부분이 많았다”며 “논점과 상관없는 부분으로 논란이 생각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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