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인터뷰

농협은행, 2020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현…'차세대' 추진도 검토

박기록
농협은행 CIO 이원삼 부행장 <사진: 농협은행>
농협은행 CIO 이원삼 부행장 <사진: 농협은행>

* 본 기사는 7월5일 발간예정인 '2019년판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 중에 게재된 내용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편집사정상 기사와 편집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부족한 시대” 디지털·IT 인재육성에 강한 의욕
- 클라우드, 올해 PaaS, 내년에 ‘하이브리드’로 확대
- 국산 SW기업에 농협IT에서 테스트환경 제공, 윈-윈전략 실행 옮겨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NH농협은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은행으로 손꼽힌다. 어느덧 8년이 흘렀지만 2011년 전산사고 이후, 농협은행은 강도 높은 IT 및 보안투자를 지속해왔고 그런 과정에서 오픈API 등 디지털혁신도 가장 발빠르게 실행에 옮겨왔다.

농협은행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방대한 금융 네크워크(점포)를 확보하고 있고, 고객층도 광범위하다. 그런 만큼 신속한 디지털 및 IT 전략의 고도화를 통해 비효율을 제거하고 대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은 IT전략의 핵심일 수 밖에 없다.

농협은행 IT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최고정보화담당책임자(CIO) 이원삼 부행장(사진)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혁신과 4차 산업혁명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IT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협은행 IT부문이 추진하는 4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이 부행장이 가장 첫 번째로 꼽은 IT전략은 ‘IT인재 양성’이다. 이 부행장은 무엇보다 ‘IT인재 양성’에 각별한 의욕을 보였다.

IT인재 육성은 중장기적이고,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않다. 그런 이유 때문에 대개 국내 금융권 CIO들은 이러한 과제를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이 부행장은 “기술이 없어서 힘든게 아니라 사람이 부족해서 힘든 시대가 왔다. 어렵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금융IT업계의 관심사인 ‘클라우드 도입’ 전략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고 프라이빗 클라우드부터 단계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2018년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을 만들기 위한 IaaS 플랫폼 구축과 시범 운영이었다”며 “올 해에는 클라우드 플랫폼의 고도화를 위해 PaaS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년부터 추진되는 3단계에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 부행장은 또 농협은행의 차세대전산시스템 추진 계획과 관련 “2020년, 정보계 중심의 차세대시스템을 계획하고 있으나 그에 앞서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협은행 IT그룹은 ‘상시 신기술 제안 요청’ 제도를 도입했다. 국산 SW제품들을 폭넓게 수용함으로써 국산 SW업체들과의 윈-윈하겠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다. 지난 몇 년간 핀테크 분야에선 이러한 ‘은행–스타트업’ 매칭 육성프로그램이 비교적 활발하게 있었지만 상용 SW분야에선 드문일이다. 이 부행장은 “국산 SW업체들이 언제든지 농협은행의 문을 두드리면 테스트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SW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음은 농협은행의 주요 IT현안과 관련한 이원삼 부행장과의 일문일답.
(*인터뷰는 올해 4월말 진행됐으며, 일부 내용은 이후 업데이트 함)

Q : 농협은행 IT부문은 농협 전체 IT조직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NH금융그룹 산하 비은행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창출을 위한 IT전략이 궁금합니다.

A : NH통합IT센터(경기도 의왕)는 그룹 주요 계열사의 IT인프라를 통합 운영하는 곳입니다. 그 중심에 농협은행 IT부문이 있습니다. 농협은행 IT부문은 디지털혁신과 4차 산업혁명 선도를 목표로 4가지 전략을 추진중입니다.

첫 번째는 디지털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IT인재 양성, 두 번째는 신기술 도입을 통한 IT역량의 강화입니다. 세번째는 금융IT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고, 네번째는 IT프로세스의 효율적 개선과 IT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입니다. 아울러 빅데이터, 인공지등 등 신기술을 접목해 이상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고 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신속한 장애대응 체계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Q: 2019년에 진행하고 있는 농협은행의 주요 IT사업은 무엇입니까?

A: 2019년 IT사업 투자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올 해는 ‘IT운영체계 진단’ 컨설팅을 통해 농협은행 IT부문의 개선방안 도출하고, 이를 통해 농협IT의 미래 운영방향성을 설계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 글로벌 사업기반 마련을 위해 인도 노이다 지점시스템과 국외점포를 위한 글로벌 인터넷뱅킹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국제금융사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용량의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서비스, 상품개발 등에 선제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플랫폼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고객정보 통합분석을 위한 다양한 빅데이터 활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왕 NH통합IT센터를 IoT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스마트빌딩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데이터센터관리시스템을 올 해 9월까지 완료할 예정입니다. NH카드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NH카드 차세대시스템’은 통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Q: 농협은행의 클라우드 도입 일정과 전략을 소개해 주십시오.

A : 농협은행은 지난 2017년 말 클라우드 중장기 추진 로드맵을 수립했습니다. 3단계(시범운영-고도화-확대적용)전략으로서 2020년까지 농협은행에 최적화된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완성이 목표입니다. 클라우드를 통해 농협은행은 세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다. 첫째는 민첩한 시스템 아키텍처이고, 둘째는 인프라의 유연성과 향상된 비용 효율성, 셋째는 신기술을 내재화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1단계는 2018년 추진됐으며 IaaS 플랫폼 구축과 시범운영을 통해 기능 검증을 완료하고, 적용업무 확대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기존 수개월이 걸리던 서버 운영 환경 준비기간을 1~2주내로 단축하고, 구축 및 운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2단계는 올해 진행중이며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의 고도화를 위한 PaaS 구축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이를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요구에 신속하게 개발 및 실행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3단계는 2020년에 진행되는데, 좀 더 유연하고 효율적인 클라우드 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하이브리드(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구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단계별 클라우드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적용대상 업무를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클라우드 퍼스트(First)’라는 기준으로 신규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고도화 및 재개발 대상인 업무들을 클라우드 적용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Q: 농협은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오픈API,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고, 의미있는 성과를 거둬왔습니다. 향후 신기술 분야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A: 농협은행은 오픈API의 선두주자이며, 100여개가 넘는 API를 공개하고 이를 다수의 핀테크기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플랫폼인 NH빅스퀘어, NH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등 다양한 신기술을 금융에 적용해왔습니다. 또한 ‘금융결제인프라 혁신방안’에 따라 오픈뱅킹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올원뱅크’, 스마트뱅킹앱 등에도 신기술을 적용해왔습니다.
신기술 부문과 관련, 올해 화두는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입니다. 농협은행은 작년에 일부 업무에서 RPA를 시범적으로 적용했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올해 4월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P2P 금융증서 블록체인 서비스도 오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IT신기술에 대한 폭넓은 검토를 통해 IT 트랜드를 적시에 파악하고, 획기적 제품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서 신기술 보유 업체를 대상으로 ‘상시 신기술 제안요청’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Q: 농협은행은 2020년 이후 시기적으로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추진 계획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와 관련한 계획은 어떻습니까?

A: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2017년1월말 계정계시스템에 대한 IT분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스템 고도화도 병행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계정계시스템은 2020년대 중반까지는 다소 여유로운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은행에서 계정계시스템 만큼이나 중요한 시스템이 바로 정보계시스템입니다. 디지털혁신 시대에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이런 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 마케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 허브 역할을 강화하고 실시간 마케팅 지원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정보계시스템 차세대 프로젝트를 2020년 이후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이와함께 비즈니스 혁신을 리딩할 수 있는 클라우드 등의 신기술 기반의 아키텍처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Q: 농협은행의 비대면채널 전략, 그리고 모바일 및 ODS(아웃도어세일즈) 기기를 통한 현장 중심의 영업지원시스템 지원 전략은 어떻습니까?

A: 농협은행 영업점 지원전략의 큰 틀은 종이없는 영업점, 찾아가는 상담서비스입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2013년 10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영업점에 전자창구를 마련했고 올 해 3월까지 1115개 영업점으로 전자창구를 확대 적용했습니다. 이 결과 고객이 각종 서류와 신청서, 동의서 등 종이서류를 작성하던 것을 이제는 지점에 비치된 단말기로 처리하게 됐습니다.
또한 영업점 내 결재도 전자문서를 통해 모든 영업점에서 생산되는 100여종의 종이문서를 퇴출했습니다. 이 결과 지점 마감 후 통상 30분이상 소요되는 결재시간이 5분 내외로 단축됐으며 연간 약 11억원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농협은행은 찾아가는 금융서비스인 ‘NH태블릿 브랜치’로 원회 예․적금 상품 가입, 신용‧체크카드 입회신청서 작성, 개인형 IRP 가입뿐만 아니라 대출한도, 금리안내 등의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태블릿브랜치 서비스(요구불 신규 등)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Q: AML(자금세탁방지시스템), 리스크관리시스템 고도화 등 규제대응과 관련한 IT 대응 전략을 소개해 주십시오.

A: 금융거래의 투명성과 대외 신인도 제고를 위해 농협은행은 작년 6월 자금세탁방지센터를 설립하고 국내외 자금세탁 관련 감독강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IT부문도 2022년 1월 본적용 예정인 바젤Ⅲ 리스크규제 대응을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외지점 AML(자금세탁방지) 거래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 중에 있습니다.

Q: 농협은행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IT인력 육성’전략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금융·IT 융합시대 농협은행 생존을 위한 IT핵심역량과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내재화를 위한 전략적 인재육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농협은행 IT부문은 400여명의 20,30대 젊은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IT인력의 50%가 넘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느냐가 향후 IT인력 육성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NH-IT 전문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를 도입하고 IT전문가 육성을 위한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IT전문성과 최신 트렌드를 겸비한 ‘디지털․IT 파워리더’15명에 대한 발대식을 4월에 가졌으며 심층교육, 세미나 등을 통해 농협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인재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및 IT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센터 등과 같은 교육담 조직 신설과 내부강사 육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 IT 핵심인력을 육성하고 IT디지털금융 인력을 대폭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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