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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 살려줘” SKT 인공지능 돌봄, 음성 호출로 3분만에 위급상황 대응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 서울 강남구에 홀로 거주하는 김모씨(만 83세)는 새벽에 두통과 혈압 이상을 느꼈다. 어르신은 스스로 전화를 걸기 어려운 상태에서 “아리아 살려줘”라고 소리쳤다. 집안에 있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는 이를 위급 신호로 인식, 야간 관제를 맡고 있는 ADT캡스에 알람을 알렸다. 어르신은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현재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

독거 어르신이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은 혼자 있는 상황에서 위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처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119에 전화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AI 스피커는 독거 어르신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칠 경우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이후 ICT케어센터에서 위급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돌봄 서비스가 집안에서 음성으로 SOS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위기대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9일 SK텔레콤(대표 박정호)과 행복한에코폰(재단법인 대표 나양원)은 지난 4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집계한 독거 어르신들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사용 패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5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어르신 11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AI스피커의 사용 및 감정관련 키워드 발화 분석 결과, 독거 어르신의 ‘감성대화’ 사용 비중(13.5%)은 일반인 사용 패턴(4.1%)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감성대화 ‘심심해’, ‘너는 기분이 어떠니?’ 등 화자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하는 일상적 대화를 말한다. 어르신들이 AI 스피커를 의인화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이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달래는 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독거 어르신들의 서비스 사용 비중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63.6%)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감성대화 서비스(13.4%) ▲날씨(9.9%) ▲운세(5.0%) 순으로 나타났다. 1인당 음원 평균 재생횟수는 4월 129곡에서 5월 302곡으로 크게 늘었다. 트로트 음원을 주로 선호하며, 종교 관련 음원 만족도 또한 높았다.

반면, SK텔레콤 누구 사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는 ▲음악(40%) ▲날씨(10.5%) ▲무드등(6.9%) ▲알람‧타이머(6.6%) ▲감성대화(4.1%) 등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누구 스피커 인기 발화 단어 분석 결과, 상대방과 대화 때 부탁이나 동의를 구할 때 많이 사용하는 ‘좀’ 이라는 단어가 상위 키워드로 조사됐다. 상위 50개 발화 중에 ‘알려줘’ ‘어때’ 등 친근한 표현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감정 키워드를 추출해 어르신 환경‧심리 상태 간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행복한에코폰 전문심리상담사와 연계해 어르신 케어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이 오히려 AI스피커 사용에 적극적(평균 사용횟수 58.3회)이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보유하고 있는 독거 어르신(30.5회)과 두 배 정도 차이가 벌어졌다. 스마트폰‧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에게 AI 스피커가 정보‧오락에 대한 욕구를 해소해 사용을 높였다는 것이다.

위급 상황 발생시 음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용 행태도 확인됐다. AI스피커가 설치돼 있는 독거 어르신 중 3명은 긴급 SOS 호출을 이용해 실제로 119‧응급실과 연계해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이번 데이터 분석 대상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이 75세며 최고령 어르신이 99세라는 점에서, 스마트 디바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들이 AI스피커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과 행복한에코폰은 독거 어르신 특화 서비스를 출시할 방침이다. AI 스피커에 적용되는 신규 서비스인 ‘행복소식’은 행정구청 관내 이벤트를 안내하고, 복약지도 및 폭염‧한파 주의 안내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인지훈련 향상 게임을 보라매병원과 함께 개발 중이다.

나양원 행복한에코폰 대표는 “어르신들이 AI 스피커를 편리함을 제공하는 보조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친밀감을 경험하는 소통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장에서도 말을 해줘서 좋다, 든든하다, 자식 같다는 반응이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빠르게 다가오는 노령화 시대에 대비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에 기반한 어르신들의 사용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는 정부와 지자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기획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한 독거 어르신 돌봄의 범위와 수준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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