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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기정통부 후보자 “소재부품 국산화·시스템반도체 집중투자해야”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와 관련해 소재·부품 자립화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분야 세계 1등 경쟁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 경쟁력을 배양하는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리되, 불필요한 곳에 예산이 흘러가는 ‘깜깜이 투자’가 되지 않도록 감시하겠단 의지도 전했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은 최기영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일본 수출 규제 등 중요한 시기에 과학기술 전문가로서 연구와 교육에만 몰두해 온 후보자가 산적한 과기정통부 현안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린다”고 질의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그동안 과기정통부는 R&D에 치중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발전에 신경 써왔는데, 일본 수출 규제라는 중요한 현안이 있는 지금은 둘을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R&D 연구를 강화하고 그것이 산업의 질로 연결되도록 부처 간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격화하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야 할 핵심부처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첫 시작을 끊은 반도체 핵심 소재를 비롯해 산업 전반의 부품소재에 손길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기영 후보자는 이에 맞서 부품 소재의 국산화 및 연구개발을 통한 기초체력 기르기를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은 일본과 비교해 2~3년, 최대 5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영역은 조금만 투자하면 상용화해 따라잡을 수 있다”면서 “핵심 연구 분야에서 경쟁과 지원을 거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도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주도권을 위해 13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1위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선 존재감이 미약하다.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비메모리 점유율 기준 미국(63%), 유럽(13%), 일본(11%), 중국(4%)에 이어 한국은 3.4%에 그친다.

이와 관련해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는 최 후보자에 “한국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선 세계 1위지만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선진국보다 뒤쳐졌단 지적이 있는데 지금부터 집중 투자하면 따라갈 수 있겠나”고 질문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인텔 등 시스템반도체를 잘하는 기업들을 보면 항상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을 때 등장했다”면서 “4차산업혁명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는 지금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스템반도체는 세계 1등이 아니면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미국에 비해 한국의 경쟁력이 좀 떨어져 있는 것은 맞다”면서 “한국은 메모리 분야 1등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와 결합하면 우리에게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또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성장하고, 그것을 국내 중소기업들이 밑에서 받쳐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등 4차산업 신기술과 이를 배양하는 기초과학 체력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인공지능 인재 양성과 관련해 AI 대학원 등이 대책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것으론 부족하다”면서 “딥러닝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인공신경망 기술이 필요하고 응용수학, 통계, 뇌 구축을 위한 신경과학 역시 기본인데 우리는 이런 기초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자는 이에 공감하면서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이 매우 중요한데 이걸 제대로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면서 “AI 대학원만으로 안 되고 초중고에서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를 문·이과 구분 없이 보편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또 “세계적인 AI 중심지로 떠오른 캐나다와 같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깜깜이 예산’에 대한 질의도 반복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8일 2020년부터 3년간 총 5조원 이상을 투입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을 펼친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자되는 만큼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 나라 세금이 누수될 수 있단 우려가 빗발쳤다.

최 후보자는 “최근 소재부품 장려를 위해 집중 투자가 이뤄지면서 투자가 효율적인지, 돈 나눠 먹기는 아닌지 걱정이 있다”는 김성수 의원 질의에 “저도 가장 많이 걱정한 부분”이라며 “깜깜이 예산 문제는 무엇보다 연구비를 잘 집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사가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최 후보자는 “연구를 잘할 수 있는 연구자를 과기정통부 직원이 직접 찾아가 지원하는 방향도 구상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산업부 등 주무부처와 협의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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