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화웨이커넥트] 美 제재 속 개방형 전략, 진짜 메시지 “화웨이 안으로”(종합)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미국정부 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화웨이가 ‘개방’을 내세웠다. 이는 화웨이 중심 생태계 확장을 의미한다. 주요 기술을 공유하면서, 화웨이 동맹군을 넓혀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화웨이가 풀스택 올(All) 시나리오 인공지능(AI)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드웨어부터 AI 기술 등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화웨이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더군다나 화웨이는 칩셋, 단말, AI 모듈 등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두를 보유한 기업이다. 이러한 방식은 락인(Lock-in) 효과를 일으켜 화웨이 의존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화웨이 전세계 파트너들이 늘어나면,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힘으로 자리하게 된다. 정치적 공세를 퍼부어도, 화웨이 안에 속해 있는 기업이라면 비용‧효율성 문제 등으로 쉽게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힘들다.

이 같은 ‘화웨이 인사이드’ 전략은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 세계 엑스포 전시 및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화웨이커넥트 2019’에서도 이어졌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은 18일 기조연설을 통해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개발자 프로그램에 15억달러를 투자하고, 기존 프로그램을 확장해 500만명 이상 개발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세계 파트너사들이 차세대 지능형 애플리케이션과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켄 후 순환회장은 “오픈된 하드웨어 플랫폼을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소프트웨어 개방을 통해 발전을 촉진시키겠다”며 “더 많은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개발을 하겠다. 파트너들과 함께 열린 생태계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화웨이는 ‘가우스 데이터베이스(DB)’ 인프라를 공유하고, 주요 대학과 데이터인프라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에 착수하기로 했다. 화웨이 범용 칩셋 쿤펑 기반으로 데이터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데이터베이스 산업 워킹그룹까지 설립했다. 연구와 대학에 한화로 252억원을 넘는 1억5000만위안을 투자하고 10개 가우스DB 혁신연구소를 대학에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화웨이는 미국에서 집중 공격하는 보안우려를 타개하려는 목소리도 높였다. 다만, 기존과 비교해 자극적인 표현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켄 후 순환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화웨이 사이버보안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증거 하나 제출되지 않았다. 증거 없는 소문”이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화웨이는 ‘AI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보안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시스템 보안 및 통제 ▲투명 및 손쉬운 추적 ▲개인정보보호 ▲공정 ▲데이터 관리 ▲능숙도 ▲객관적인 배포 보증 등 7대 목표를 제시했다. AI 보안, 개인정보 보호 및 관련 솔루션에 대한 화웨이 관점과 활동을 기재하고, 이를 구조화 할 수 있는 책임 모델도 제안했다.

미국 제재 영향은 화웨이 컨퍼런스 행사까지 일부 미쳤다. 실제, 화웨이커넥트 2019 행사에 참여한 미국기업 수는 급감했다. 유럽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는 최상위 다이아몬드 후원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으나, 미국 기업은 찾아볼 수 없었다. 메인 후원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 웨스턴디지털 등의 기업 이름은 사라졌고 인텔은 플래티넘 후원사로 한 단계 낮춰 참석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화웨이가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 세미컨덕터와 SK하이닉스가 예년처럼 골드 후원사로 참여했다.

화웨이커넥트 2019 컨퍼런스 참석자는 전시장 한 곳을 가르키며 “이곳에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기업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며 “미국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미국정부의 화웨이 제재 때문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상하이(중국)=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