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란지교서 독립한 엑소스피어랩스, ‘저가 전략’으로 보안 시장 “홀로서기”

홍하나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중소·중견(SMB) 기업들을 만났을 때, 대부분 타사와의 가격을 가장 먼저 물어봅니다. '무료 백신'도 저희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저가 전략’입니다. 기존 제품 대비 50% 이상 저렴합니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가격이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습니다.”

박상호 엑소스피어랩스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외 SMB 보안시장에서의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엑소스피어랩스는 지란지교 그룹이 해외사업을 위해 지난 2017년 설립한 기업이다. 이후 지난 6월,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란지교에서 분사했다. 박상호 대표는 작년까지 지란지교소프트 연구소장을 역임하다 엑소스피어랩스 대표를 맡았다.

엑소스피어랩스의 주력 제품은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SECaaS) ‘엑소스피어 엔드포인트 프로텍션’이다. 안티 멀웨어, 랜섬웨어 보호, 매체 및 애플리케이션 제어 기능을 하나의 제품으로 제공한다. 총체적 엔드포인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버 장비를 도입할 필요없이 에이전트 하나만 설치하면 된다.

강점은 가격이다. 기존 시장가격 대비 50% 이상 저렴하다. 박 대표는 “가격 측면에 있어 타사와 비교할 수 없도록 했다”며 “저가 전략은 국내, 해외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기업간기업(B2B) 서비스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 연간 9900원이다. 현실적으로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남기는 것이 어려운 만큼, 직접 판매 외에도 유통기업과 협업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기업용 인터넷 회선 서비스나 복합기 렌탈 서비스 등과 결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각도에서 고민하고 있다.

집중 고객군은 중소기업이다. 박 대표는 “전 세계 엔드포인트 보안시장에서 대기업과 경쟁하기 쉽지 않다”며 “한국을 포함해 각 국에서는 이미 1~3위 사업자들이 경쟁구도를 형성했다”며 이들과의 경쟁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내린 결정이 ‘저가 전략’이다. 박 대표는 “어느 나라에도 SMB 선두 사업자는 없다”며 “상위사업자들이 SMB 시장을 노리지 않은 배경은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각 사업자들이 가진 프리미엄 정책을 포기하고 가격을 낮추는 순간, 기존 시장이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렴한 가격만큼이나 기술력도 탄탄하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안’이다. 박 대표는 “이제는 모든 디바이스가 클라우드에 직접 연결된다”며 “결국 클라우드 보안을 위해서는 연결된 디바이스의 보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클라우드는 이미 방화벽, 침입차단시스템(IPS), 웹방화벽 등 보안장치가 잘 마련돼있어 공격이 쉽지 않다. 따라서 해커들이 노리는 것은 ‘계정 탈취’다. 사용자 계정을 탈취해 정상적인 사용자 권한을 획득하고, 클라우드에 접근하는 것. 따라서 엔드포인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백신의 역할”이라며 “악성코드를 잘 찾아 탐지하고 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엑소스피어 엔드포인트 프로텍션’에 독일 백신 ‘아비라’를 탑재했다. 박 대표는 “아비라는 아시아에서 B2C(기업간고객) 서비스 점유율은 크나, 기업용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며 “아비라의 전략은 자신들의 기술력을 타 제품에 탑재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지난 9월 한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지란지교의 일본법인 J시큐리티가 ‘엑소스피어 엔드포인트 프로텍션’의 총판을 맡는다. 엑소스피어랩스는 일본에서 성장궤도에 오르면 다른 국가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일본에서의 사업이 성장세에 오르면 다른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사업할 계획”이라며 “우선 일본과 국내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엑소스피어랩스는 시대의 변화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박 대표는 “대부분의 기업 IT담당자들이 젊은 층으로 바뀌었다. 세대전환이 일어나면서 보안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발맞춰 갈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홍하나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