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R 시장 전망①] 국내 최대 EDR 프로젝트’ NH농협은행, 지니언스 선택한 이유는?
최근 EDR 시장의 최대 사업으로 꼽혔던 농협의 EDR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됐다. 5000여대의 파일럿으로 시작하지만 성공할 경우 10만여대에 달하는 엔드포인트 관리가 EDR로 이뤄진다. 국내 EDR 시장이 초기인만큼 농협의 이번 사업이 보안업계는 물론 기업에 던지는 시사점도 많다. <디지털데일리>는 농협은행의 EDR 사업을 통해 EDR 시장의 현 주소와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해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이상일기자] 최근 NH농협은행의 ‘단말 이상행위 및 탐지대응(EDR)’ 솔루션 구축 사업자로 국내 보안기업 지니언스가 선정됐다. 국내 최대 EDR 사업으로 손꼽힌데다 농협이 이번 사업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해 온 만큼 사업자 선정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EDR 사업자 선정을 위해 수많은 단말과 통합성·연계성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밝혔다. 은행뿐만 아니라 농협 상호금융(단위조합)을 포함해 EDR 대상이 되는 PC규모는 총 10만대 규모다.
농협은행은 EDR 사업자 가운데 현 시점에서 지니언스의 기술력이 자사 환경과 가장 적합하고 밝혔다. 농협은 향후 10만여대의 방대한 단말에 EDR 솔루션을 적용·관리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했다. 또, 관리할 대상이 많은 만큼 백신과 달리 자동화를 통해 단말의 보안을 관리하고 상태를 보여주는 지속적인 관리도 필요했다. 관리 대상이 많은 만큼 가격도 중요한 결정 요소였다.
결과적으로 농협은행은 지니언스의 손을 들어줬다. 물론 5000여대 규모로 진행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을 제대로 검증하게 된다. 농협은행은 파일럿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다른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양 자가 진검승부(?)에 들어간 셈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니언스의 EDR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이번 사업 수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지니언스는 포화된 NAC 시장 외에 차세대 수익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장의 흐름을 읽은 지니언스는 EDR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2017년 EDR 솔루션을 내놨다. 2018년에는 기술력 보강을 위해 이상행위 분석 기술에 특화된 스타트업 ‘레드스톤소프트’를 인수했다.
최근 농협은행 EDR 사업 수주가 알려지면서, 지니언스의 레드스톤소프트 인수는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인수와 함께 EDR 기술력을 흡수하면서 지금의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레드스톤소프트는 안랩, 하우리, 삼성SDS 출신의 엔드포인트 보안 핵심 개발인력으로 구성됐다.
특히 레드스톤소프트의 핵심 인력은 안랩 출신이어서 흥미롭다. 약 3~4년 전, 안랩도 차세대 보안 먹거리 EDR을 위해 관련 개발을 해왔는데 당시 개발자들이 퇴사하고 설립한 것이 레드스톤소프트다. 하지만 개발자 출신으로 구성된 만큼, 영업 등 재정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피인수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EDR에 한발 앞서 제품화를 진행해왔던 지니언스는 레드스톤소프트 인수를 통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실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레드스톤소프트 이전의 지니언스 제품과 이후의 제품은 다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농협은행의 EDR 사업자 선정에는 지니언스 외에도 카본블랙, 안랩 등 유명 기업이 다수 경쟁을 벌였다. 다만 농협은행은 국내 사업자를 우선순위로 뒀다. 카본블랙의 EDR 성능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10만대 규모의 단말에 적용하기에는 가격과 무거운 성능 등이 맞지 않았다는 평가다. 안랩의 경우 백신을 농협은행에 공급해온 만큼 EDR과의 연계를 강조했지만 농협입장에선 EDR이 모든 시스템과 연결되어야 하는 만큼 큰 의미를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EDR 시장은 내년부터 본격 개화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굵직한 EDR 사업이 예정되어 있다.
다만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금융권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EDR 기술력이 아직은 초기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EDR 기술력을 선두하고 있는 곳은 카본블랙”이라며 “국내기업들이 2~3년 전과 비교했을 때 기술력이 좋아진 것은 맞으나, 외산기업과 경쟁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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