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UV 비용 절감 난항…전용 펠리클 개발 ‘제자리걸음’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 업계가 극자외선(EUV) 공정 비용 절감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용 펠리클 개발이 답보상태인 탓이다. EUV 확대를 위해 가격경쟁력은 필수 요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에프에스티의 EUV용 펠리클 개발은 제자리걸음이다. 제품 개발이 부진하면서 고객사인 삼성전자와의 협업도 줄어든 상태다.

현재 삼성전자는 펠리클 없이 EUV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펠리클은 미세입자(파티클)로부터 포토마스크를 보호하기 위해 씌우는 박막이다. 포토마스크의 오염 방지 및 수명 연장을 위해 사용한다. EUV용 포토마스크는 5억원에 달한다. 잦은 교체는 부담이다. EUV용 펠리클 가격은 1억원 정도다. 상용화 시 2000만~3000만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입 비용을 줄일 카드다.

ASML과 텔레다인, 에스앤에스텍 등도 적용 가능한 제품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EUV 장비 독점공급사 ASML은 수년간 텔레다인과 협력하고 있다. 미쓰이화학과도 손을 잡았다. 한양대 안진호 교수 연구팀의 기술을 이전받은 에스앤에스텍도 양산화 과정에 있다. 단결정 실리콘, 실리콘나이트라이드 등 신소재를 활용해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투과율이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공정에 비해 예민하다. 투과 능력이 뛰어나야 사용 가능하다. 업계에서 요구하는 투과율은 88% 이상이다. 제조사들은 투과율을 83%까지 끌어올렸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1% 올리기조차 쉽지 않다.

안 교수는 “투과율 1%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예 다른 소재 기술이 필요하다”며 “기존 소재에서 추가하는 방식으로 여러 후보군을 놓고 실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시점에서는 EUV 장비를 만드는 ASML 진영이 가장 유리하다. 노광 장비를 통한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스앤에스텍은 ASML과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 역시 에프에스티보다 상황이 조금 나을 뿐,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TSMC가 선제적으로 EUV 기술을 도입했지만, 가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면서 “EUV용 펠리클 개발 등 비용 절감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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