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국감2019] 장비노후·단말기부재, 통신재난 우려…“2G 종료 앞당겨야”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우리나라가 1996년 세계최초 상용화 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2G 망이 장비 노후화와 부품수급 문제로 향후 계속 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서비스 종료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G 기지국 및 중계기 고장 건수는 2017년 1만8538건에서 2018년 2만3141건, 올해는 상반기에만 1만5582건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G망은 상용화 준비기간을 포함해 약 25년째 운용 중이며 핵심장비 생산은 2005년 전후로 중단돼 추가부품 수급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는 사업자들이 비축한 부품을 활용하고 있으나, 이마저 소진되고 나면 장비 유지보수가 더 이상 불가능해져 최악의 경우 통신재난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신속한 2G 장애 처리를 위한 복구 솔루션을 개발해 복구에 소요되는 시간을 현저히 단축시켰지만 교체를 위한 부품이 있어야 장애복구가 가능한 셈이다.

또한 변재일 의원은 2G 가입자 중 실사용 회선은 전체 통신회선의 0.9%에 불과하지만 이를 위해 유지되고 있는 2G주파수와 01X 번호자원 등 한정된 국가자원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8월 기준 2G 가입회선 117만4000여 건 중 실제 일반 가입자가 사용하고 있는 회선은 SK텔레콤 30만3000여 건, LG유플러스 27만6000여 건 등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8만 건은 3개월 간 사용이력이 전혀 없으며, 나머지는 이동통신사들이 기지국 관제를 위해 사물통신(M2M) 회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2G에서 5G까지 각 통신 세대별 트래픽 비중을 보면, 2G망 트래픽은 전체 트래픽(312만1082TB)의 0.0004%(14TB)로 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파수 사용률 또한 극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LG유플러스의 경우 2G망 구축 및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대비 수익률(원가보상률)이 2014년 이후 지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2G망 계속 운용에 따른 효용이 지속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2G 가입자들이 서비스 이용을 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01X 번호 유지이다. 현재는 01X 번호를 2G 이외 3G, LTE, 5G 등 다른 통신세대에서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2G 서비스 종료시 IoT 장비 부여번호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총 4억개의 01X 가용번호 중 실제 이용자는 수십만명에 불과해 번호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010 번호 통합운영이 불가피하다.

또한 2G 종료가 시급한 또 다른 이유는 2G 사용자 대부분이 구형 단말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구형 2G 단말은 재난문자 수신이 불가능해 각종 재난 발생 시 안전에 관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받지 못한 가입자들이 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2G 단말기는 2014년 삼성 마스터듀얼을 마지막으로 출시가 중단됐다.

변재일 의원은 “과기부는 2011년 KT의 2G망 서비스 종료 기준을 2019년에도 적용하는 경직된 제도 운영으로 한정된 공공자원의 비효율적인 활용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과기부는 통신재난 피해 예방과 국가 편익 증대를 위해 2G종료를 통한 공공자원의 효율적인 운용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변 의원은 “2G 종료에 따른 상위 버전 통신망 전환으로 이용자들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어 소비자 편익 향상 효과도 기대된다”며 “01X 번호를 유지하고 싶은 2G 이용자들이 번호자원의 통합 관리 필요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과기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