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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전자, 기대감↑…주가 5만원대 진입·52주 최고가 경신 행진

윤상호
- 2019년 3분기 ‘깜짝 실적’…이 부회장, 리더십 공백 우려 불구 사업구조 재편 속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은 증권사 예상치를 상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특유의 사업구조가 빛을 발했다. 부품은 부진했지만 완제품이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사업구조 재편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복귀 후 굵직굵직한 신사업 결정에 속도가 붙었다.

22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 때 5만1500원을 찍었다. 52주 최고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5만원대에 진입했다. 액면분할 전으로 환산하면 주당 250만원대다. 삼성전자의 호조는 예상보다 높은 3분기 실적, 메모리반도체 가격 회복 기대감 등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2019년 3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62조원과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 예측 대비 매출액 과 영업이익 각각 1조4000억원과 7000억원 상회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부품과 완제품 사업을 함께 한다. 완제품이 덜 팔리면 부품이 회사를 받친다. 부품이 부진하면 완제품 수익성이 올라간다. 이번 3분기의 경우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를 봤다.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A 시리즈’가 견인했다. 애플 ‘아이폰11 시리즈’는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에 긍정적 효과를 더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일류 초격차를 강조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정보통신 및 모바일(IM) 부문은 시황에 휘둘리지 않는 구조가 목표다.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 이외 사업을 강화한다.

지난 4월 이 부회장은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시스템반도체 1위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1등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시장 상황에 따른 가격변동이 크다. 시스템반도체는 다르다. 용처도 고정적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위탁생산)사업도 한다.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1위를 위해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개막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 확대 기회다. 지난 5월 이 부회장은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와 KDDI를 찾았다. KDDI는 삼성전자를 5G 장비 공급사로 삼았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2024년까지 약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 규모 기지국 등을 납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엔 인도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의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을 단독 구축했다. 이 통신사는 릴라이언스 그룹 자회사다. 릴라이언스는 인도 최대 기업집단이다. 이 부회장은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자녀 결혼식에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도도 5G 주파수 공급을 계획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한 번 경쟁사와 격차 확대를 추진한다. 2025년까지 퀀텀닷(QD)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부회장은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와 소니가 함께 만든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사 S-LCD에서 경영수업을 하기도 했다. S-LCD는 삼성전자의 TV사업 세계 1위, LCD 시장 선두 도약 기반이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1위다. 대형은 LCD 위주다. LCD는 중국 업체의 치킨게임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를 선점해 판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QD디스플레이 양산 라인 구축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을 인수합병(M&A)했다. 10조원 가까이 투입(80억달러)했다. 자동차부품 사업 교두보 마련을 위해서다.

한편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26일까지다. 이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사내이사를 맡았다. 연봉은 받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임기를 연장치 않기로 했다. 국정농단 재판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은 오는 25일 시작한다. 이 사건 때문에 생긴 리더십 공백 우려는 벌써 4년째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대법원 판결직후 “저희 삼성은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드립니다”라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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