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디스플레이 협력업체, ‘LCD→OLED’ 준비 착착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주력 제품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변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의 LCD 물량 공세가 영향을 끼쳤다. 협력업체들은 ‘투트랙’ 전략으로 극복하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은 LCD는 중국, OLED는 한국 제조사와 주로 거래를 하고 있다. 국내 LCD 투자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OLED 투자도 늘리고 있어, 관련 장비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트렌드가 LCD에서 OLED로 바뀌는 과정에서 디스플레이 협력업체들에 대한 우려가 나왔었다. 두 제품의 공정, 기술력 차이가 있는 만큼 일부 회사들이 도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협력업체들은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음 단계를 준비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미리 사업 방향성을 공유하는 등 대책 마련할 시간적 여유를 협력사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OLED 장비, 부품 등 개발을 지원하기도 했다.
디스펜서 분야 1위 업체 탑엔지니어링은 발 빠른 대처로 OLED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스펜서는 LCD 기판 위에 액정을 분사하는 장비다. OLED용 테스트 및 도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를 양산하는 실리콘웍스도 분위기가 긍정적이다. LCD보다 OLED에 DDI가 더 많이 탑재되는 덕분이다.
한송네오텍 역시 OLED 수혜기업이다. OLED 제조 시 유기물 증착 공정에 들어가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인장기 등을 생산한다. FMM은 유기물들이 섞이지 않고, 제 위치에 증착될 수 있도록 한다. 모양자와 같은 역할이다. 한송네오텍은 지난해 매출 84.4%가 OLED 관련 장비에서 나왔다. AP시스템도 FMM 장비를 공급, 일본 수출규제 관련 호재를 누렸다. 기존 FMM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었다.
평판 디스플레이(FPD)용 열처리 장치를 양산하는 제우스 제품은 LCD와 OLED에서 모두 활용 가능하다. 공정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유니셈도 비슷한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 처리 장비인 ‘스커러버’ 및 온도 조절 장비 ‘칠러’를 공급한다. 디스플레이 공정 종류와 큰 상관이 없는 장비들이다.
인쇄회로기판(PCB)과 패널을 붙이는 본딩 장비 전문업체 제이스텍도 전망이 밝다. 대형 패널용 본딩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과 맞물려, 수혜가 예상되는 곳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는 국내 투자가 줄었지만, 중국향 매출로 수익성이 남아있다”며 “OLED는 국내 업체들은 물론 중국 BOE, CSOT 등 투자까지 늘고 있다. 장비업체들은 투트랙 전략으로 LCD 가격 하락 등 위기에 맞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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