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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인터넷+케이블TV, 3년 내 위약금 없이 결합상품 해지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내년 4월1일 이후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과 티브로드 케이블TV를 묶은 결합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3년 내 위약금 없이 결합 해지를 할 수 있게 된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조건부 인가한다고 밝혔다. 방송분야 합병 변경허가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전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남았지만, 통신분야 심사는 끝이 났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통신시장 공정경쟁과 이용자보호를 위해 인가조건을 부과했다. 눈에 띄는 조항은 ‘위약금 폐지’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일로부터 3년 이내 유선통신과 케이블TV 간 결합상품을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1회에 한해 결합해지에 따른 할인반환금(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한다. 신규가입 및 계약 갱신 때 이용자에게 위약금 폐지 사실을 3회 이상 안내‧홍보해야 한다.

이는 이번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인가 대 새롭게 등장한 조건이다. 앞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 심사 당시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사진>은 “3년 이내 계약된 것에 대해 위약금 부담 없이 가입자가 떠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자는 취지”라며 “SK텔레콤은 이동전화, 결합시장 지배력이 크다.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 311만명 중 케이블TV 단품 가입자는 256만명으로, 이에 따른 집중 마케팅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마케팅으로 케이블TV 사용자가 피해를 입었을 때 언제든 해지할 수 있도록 이러한 조건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 311만명을 대상으로 결합상품을 확대하면, 이동통신 점유율이 증가해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케이블TV 단품 가입자는 256만명이며,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결합 등의 규모는 55만명으로 집계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합병 후 티브로드 가입자 결합 전환으로 SK텔레콤 이동전환 점유율은 0.5~1.9%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 합병 일자는 내년 4월1일로 예정돼 있다.

또한, 티브로드 케이블TV 단품가입자가 SK텔레콤군과의 결합상품 가입자로 전환하면 가입자 락인(Lock-in) 효과가 가중될 수 있다.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다른 사업자로 전환하기 어렵다. 이에 경쟁구도가 고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이후,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인터넷전화 등 유선통신과 케이블TV 간 결합상품에 대해 3년 이내 1회 위약금 미부과 원칙을 세운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SK텔레콤군 결합상품 확대에 따른 가입자 고착 효과를 완화하고 결합상품 전환비용을 낮춰, 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의 경우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성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쟁점은 알뜰폰이었다. 알뜰폰시장 1위 사업자 CJ헬로가 LG유플러스로 인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티브로드는 CJ헬로와 상황이 다르다.

티브로드 이동통신가입자는 9만9000명으로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0.1%, 알뜰폰시장 점유율 1.2%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합병 후 알뜰폰 사업을 매각하기로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알뜰폰 사업자인 한국케이블텔레콤(KCT)에 처분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홍 정책관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알뜰폰 사업 매각을 판단했다”며 “만약, 티브로드 알뜰폰 사업을 인수했더라도 시장점유율은 0.1% 증가하는 정도며, 합병 후 매각하기로 한 만큼 영향은 미미하다”고 전했다.

다만, 결합상품 측면에서 알뜰폰 업체들이 유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인터넷TV(IPTV)에 케이블TV까지 결합한다면 경쟁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케이블TV 등을 결합한 유‧무선 상품을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SK브로드밴드의 23개 권역에서 KT, LG유플러스에게 케이블TV 상품을 동등결합 제공하는 조건도 붙였다.

이 외에도 과기정통부는 ▲케이블TV 가입자를 SK텔레콤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도록 단독으로 안내‧홍보하거나 부당하게 전환 유도 ▲경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 ▲판매망에 수수료 등 경제적 이익 차별 지급 ▲SK브로드밴드 가입자 정보를 SK텔레콤에 부당 제공해 SK텔레콤 영업활동에 이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홍 정책관은 “이번 인수합병 후 집중 마케팅 타깃은 케이블 단품 가입자가 될 것”이라며 “다른 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결합을 제공하도록 했다. 다른 사업자도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시장지배력이 과도하게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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