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철옹성 같은 TSMC…韓 장비업체 진입 장벽↑

김도현


- 대만 현지 업체와 밀접한 관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고객사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 중국 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도 내고 있다. 그러나 대만 TSMC는 예외다. 현지 협력사와의 관계가 밀접, 한국 업체에 진입 장벽이 높은 탓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SMC와 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국내 장비업체는 사실상 전무하다. TSMC는 전공정은 미국, 후공정은 대만 업체 위주로 거래하고 있다.

TSMC는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 1위다. 장비업체에 매력적이다. 선두수성을 위해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140억~15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110억달러) 대비 30~40억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전공정에서는 어플라이드, 램리서치가 TSMC의 주요 협력사다. 증착, 식각 등 핵심공정 장비를 납품한다. 네덜란드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독점 공급사다. 전공정 분야는 국내 업체가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해 격차가 여전하다. 과거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장비를 제공했지만, 근래 국내업체 수주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기업이 노릴 분야는 후공정이다. 전공정 대비 진출이 용이하다. 인텍플러스, 테크윙, ISC, 네패스 등은 검사장비, 패키징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업체다. 문제는 대만에 대체 기업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ASE, 혼하이정밀, 파워테크 등이 TSMC을 지원 사격한다. 현지 업체인 만큼 높은 이해관계, 제품 조달 원활, 물류비 절감 등의 장점이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메모리 위주였던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양대산맥인 삼성전자과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서 강세다. 이들 업체와 협력한 한국 장비사 역시 메모리 관련 제품들을 주로 양산했다. 시스템반도체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는 현지 협력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거래가 없는 이유는)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에서 밀린다기보다는 그 부분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최근 몇몇 업체에서 TSMC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안다.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52.7% 삼성전자 17.8%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1분기 19.1%, 2분기 18.0%, 3분기 18.5%를 기록했다.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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