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ESS 비용 지불한 삼성SDI…전기차 상승세 기대(종합)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창립 이래 최초로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조치 비용으로 영업이익은 급감했지만, 자동차전지 사업이 충격을 최소화했다.

30일 삼성SDI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19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8209억원과 2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9.9% 전년동기대비 1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87.9% 전년동기대비 91.9% 급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ESS 안정성 강화 조치 방안을 내놓았다. 당시 발표한 대로 2000억원을 투입, ESS 배터리 공급처에 특수소화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오는 6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해당 금액으로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전지사업부문은 중대형전지와 소형전지로 나뉜다. 매출액 2조2084억원으로 전기대비 13.2% 상승했다. 중대형전지 분야는 자동차전지가 선전했다. 유럽 고객 공급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수익성을 개선했다.

자동차전지는 향후 전망도 밝다. 2020년 시장 규모는 176기가와트시(GWh)로 전년대비 5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이산화탄소(CO2) 감축 정책으로 성장세가 이어진다. 부진했던 미국과 중국은 신모델 출시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는 지난해 11월 BMW와 10년 간 4조원 규모 배터리 계약을 맺었다. 오는 2021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SDI 전지 전략마케팅 김헌준 상무는 “해당 배터리를 ‘젠(Gen)5’ 배터리라고 부른다. 이 제품은 니켈 함량이 80% 이상이며, 배터리 효율 향상 신공법도 도입된다”면서 “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높아지고, KWh 당 배터리 원가도 20% 이상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ESS는 국내에서는 안정성 대책 진행, 해외에서는 미주 전력용 중심으로 소폭 성장했다. 해당 조치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ESS 시장은 올해 15.9GWh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26%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신재생발전 확대, ESS 의무화 정책 등으로 해외 시장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 공급의무자 중심의 수요가 있다.

소형전지 분야는 원형과 폴리머·각형의 희비가 엇갈렸다. 원형은 전동공구와 청소기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폴리머·각형은 기존 모델 수요가 줄어, 매출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는 비수기 영향으로 소형전지 물량 축소가 예상된다.

2020년 소형전지 시장은 102억셀 규모로 전년대비 14% 확대된다. 정보기술(IT) 부문은 5세대(5G) 이동통신 및 접는(Foldable,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확대된다. 애플 등 주요 글로벌 업체를 위주로 이어폰 무선화 트렌드 확산도 호재다. 비(非) IT에서는 전기차와 E-모빌리티 수요 증가가 견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동공구의 무선 전환 추세는 성장세로 이어진다.

전자재료사업부문은 매출액 6104억원으로 전기대비 39억원 하락했다. 전기대비 매출이 감소했지만,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로 판매구조를 개선했다. 편광필름은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반도체 소재의 경우 전방수요 개선으로 매출이 상승했다.

삼성SDI 전자재료 지원팀 김성만 상무는 “중화권 고객사가 10.5세대 대형 패널라인을 가동하고 있어, 65인치 이상 초대형 편광필름, 고기능성 필름 증가로 수익성 개선될 것”이라며 “고객사 웨이퍼 투입량 늘어나 반도체 매출이 증대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도 스마트폰 제조사 채택 증가로 20% 이상 매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34조로 전망된다. 서버 시장은 데이터센터, 모바일 시장은 5G 스마트폰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덕분이다.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은 정체하지만, 중소형 OLED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삼성SDI는 2019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조974억원과 462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0.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5.4% 감소했다.

삼성SDI 경영지원실 권영노 부사장은 “1분기는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부진할 수 있지만, 2분기부터 전 부문 개선이 예상된다”며 “자동차전지는 본격 외형 성장이 기대되고, 신규 프로젝트 비중이 높아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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