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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SKT에 미친 영향, 박정호 “자회사 IPO, 1년 연기”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경제도 출렁거리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는 등 ‘코로나19 쇼크’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으며, SK텔레콤도 그 중 한 곳이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SK텔레콤은 올해 예정된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1년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벌어지고 외부활동이 자제되고 있어, 로밍 및 출동보안 등 내부 사업도 일시적인 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영역과 경계를 초월한 전방위적 초협력을 지속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사업계획을 내놓았다.

◆실물‧금융경제 타격, 로밍‧출동사업 직격타…자회사 IPO 연기=26일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와 4대 사업부장이 나서 사업성과와 경영비전을 공유했다.

이날 박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회사 IPO 일정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SK텔레콤이 꼽은 IPO 대상은 SK브로드밴드, 11번가, ADT캡스, 원스토어, 웨이브 등이다.

박 대표는 “도시바 등 올해 상반기 IPO를 계획했는데, 내년으로 넘어간 상황이 많다. 계획된 일정보다 1년 순연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겠으나, 실물‧금융경제에서 더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파장은 SK텔레콤 주력사업까지 닿았다. 여행객 급감에 따라 로밍사업은 직격타를 맞았고, 경기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출동보안 ADT캡스 상품에 대한 해지도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유동인구가 평소대비 80% 줄어들 정도로, 거리에 사람이 적다. 각 지역본부를 파악한 결과 방문객 및 고객 수는 20% 감소했다”며 “커머스사업의 경우, 생필품 판매는 늘어났으나 레저‧여행상품은 줄어들어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를 기회로” 4대 사업부문 2020 경영계획 살펴보니=SK텔레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대외 악재를 극복하고 성장성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유동성 등 다방면에서 검토한 시나리오를 마련했다”며 “선도적으로 4주 전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디지털워크를 무리 없이 실시하고 있다. 자사 T전화 플랫폼에서 100명 이상 그룹통화를 할 수 있어 공동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대표뿐 아니라 유영상 MNO사업부장, 최진환 미디어사업부장, 박진효 보안사업부장, 이상호 커머스사업부장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주주들에게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통신(MNO)사업은 올해 5G 기반 성장을 위해 ▲모바일 사업 본원적 성장 ▲5G 신사업모델 본격화 ▲마케팅 혁신을 꾀한다. 5G 확산으로 매출 성장을 가속화하는 한편, 특화 콘텐츠를 확대해 데이터 사용량 및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한 엑스클라우드 단독 출시도 올해 예정돼 있다.

유영상 MNO사업부장은 “올해는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시장 운영으로 시장안정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5G 클러스터는 기존 70개에서 240개로 늘리고, 온라인 유통혁신도 강화하겠다”고 부연했다.

최진환 미디어사업부장은 올해 미디어사업 전략방향과 관련해 ▲월정액 가입자 수 30% 이상 확대 ▲하반기 순증 시장점유율 1위 ▲인터넷TV(IPTV) 1만회선 증가 ▲SK브로드밴드 채널 내 온라인 비중 40%를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2년 1000만명 가입자 수, 매출액 4조5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고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다음 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통합법인을 출범하면, 웨이브까지 합쳐 1000만명 미디어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자체 플랫폼 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바게닝 파워가 생긴다”며 “웨이브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며, 국내 콘텐츠 사업에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데이터사업과도 연관된다. 미디어 1000만명 가입자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만큼 SK텔레콤은 광고데이터사업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데이터3법 국회 통과에 따라 1000억원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규모 있는 성장사업 탄생을 예고했다.

보안사업은 ADT캡스와 SK인포섹 간 협업을 통해 융합보안 시장을 공략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 향후 3년 내 IPO를 달성하고, 2022년 기업가치 4조2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커머스사업은 5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올려 2023년 성공적인 IPO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첫 주총 생중계, 온라인 질문 이어져…“사명변경 밝힐 자리 마련한다”=올해 주총은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실시간 생중계됐다. SK텔레콤은 시간적·거리적 제약 조건으로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주주들이 PC나 모바일을 통해 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주주도 경영 현안 등에 관해 궁금한 사항을 온라인을 통해 질의했고, 주총 현장에서 경영진 답변이 이뤄졌다. 이날 온라인을 통해 취합한 질문은 배당정책과 지배구조 개편 방향성으로 구성됐다.

박 대표는 “SK텔레콤 배당률은 높은 편으로, 벌어들이는 돈의 70~80% 넘게 배당되고 있다”며 “높은 배당에도 회사 영업력과 사업모델(BM)은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있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는 방안, 실적 개선에 따라 업사이드를 열어주는 방식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지난 3년간 개편 논의가 있었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물적‧인적 분할이 있었다”며 “주식 가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듀얼OS 체제를 만들었고, 최적의 구조를 만드는 노력을 해 필요한 부분이 개편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언했다.

사명 변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SK하이퍼커넥트’ 사명후보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박 대표는 “사명 변경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추후 말할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SK텔레콤은 박정호 대표를 사내이사로, 조대식 기타비상무이사와 안정호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재선임했다. 또한 김용학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과 김준모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SK텔레콤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5인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8월 지급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한 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경영진의 책임경영 강화와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안건도 승인했다. 박정호 대표, 유영상 MNO사업부장을 비롯한 임원 총 10명이 부여 대상자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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