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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억 화소라도… 디카와 스마트폰, 직접 비교할 수 없는 이유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올해 스마트폰 업계에서의 화두 중 하나는 1억 화소다. 지난해 샤오미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20시리즈와 화웨이 P40시리즈 최고사양 모델엔 1억이상 화소를 주무기로 내세웠고 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상징적 의미가 됐다.

고화소 카메라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의견은 양쪽으로 갈린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고,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는 경쟁상대가 아니라 각자 분야에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소니코리아·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등 광학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1억 화소’는 되려 대중의 사진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편리하게 기록을 남길 수 있지만, 고화질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화소 외 조리개·감도·셔터스피드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카메라가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카메라 화질은 단순히 화소 숫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센서 크기와 화소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 이루어진다”며 “카메라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선예도, 노이즈, 다이내믹레인지 등이 있고, 렌즈 성능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디지털카메라는 2000~3000만화소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미러리스 카메라는 6000만화소, 8000만화소만 돼도 전문가용으로 통한다. 1억화소 이상 카메라는 3000~5000만원 대의 매우 높은 가격을 이뤄 준전문가들 중에서도 좋은 카메라에 대한 열망이 있을 때 관심을 갖는다. 그나마 후지필름의 1억200만화소 미러리스 카메라 GFX100이 동급대비 가격대를 대폭 낮춰 ‘가성비’ 제품으로 언급되지만 이 역시 1300만원에 달해 대중의 영역은 아니다.

그러나 카메라 구성 및 성능을 살펴보면 ‘좋은 사진’을 결정하기 위한 요소들을 두루 갖췄음을 확인할 수 있다. 35밀리미터(mm)센서보다 약 1.7배 큰 55mm센서 탑재로 초고화질을 구현하고, 고속 화상처리엔진을 탑재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한다. 자동초점(AF)기능은 빠르고 정확하게 촬영 대상을 추적한다. 고화소 카메라일수록 조금만 흔들려도 이미지가 정확하게 찍히기 어려운데, 내장형 손떨림 보정이 이를 지원한다.

후지필름 관계자는 “손끝으로 다이얼을 조작하고 조리개 링을 돌리며, 피사체에 몰입하는 행위 자체는 디지털카메라에서만 경험할 수 있고, 사진을 즐기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화소’를 강조하지만 사실 화소는 좋은 사진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 카메라 화질은 화소 하나가 받는 빛의 양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각 회사들은 빛의 양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기술을 카메라에 담는다. 카메라에서 ‘엔진’ 같은 역할인 센서의 크기를 확대해 화소 하나하나마다 충분한 빛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같은 1억 화소라고 해도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카메라 센서 면적은 25~43제곱밀리미터(mm2)인데 비해 풀프레임 센서는 864mm2에 달해 20배가 넘는 차이가 난다. 스마트폰의 경우 좁은 센서에 화소가 높아지다보니 화소 하나당 받는 빛의 양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카메라는 센서 외에 화질을 결정짓는 감도, 다이내믹 레인지 등에서도 최적화된 기술을 담았다. 카페와 같은 실내나 어두운 상황에선 빛을 많이 받아들이도록 셔터속도를 길게 놓으면 사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감도(ISO)’는 목소리를 크게 키워주는 스피커 앰프처럼 적은 양의 빛을 적정량으로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에도 감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센서에서 받아들인 빛의 양이 적어 무리하게 감도를 높이면 사물이 보이지 않고 흰색으로 보이는 등 화질이 대폭 손상된다. 빛의 조절 역시 빛을 많이 받아들인 상태에서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카메라가 우위에 있는 셈이다. 각 화소를 또렷하게 구별해주는 렌즈 성능도 제대로 된 해상력을 발휘하는 요소 중 하나다.

스마트폰으로 명암을 조절할 때 화면에서 기준이 될 영역을 터치하곤 한다. 풍경을 찍을 때 하늘을 터치하면 나머지 사물이 너무 어두워지고, 사물을 기준으로 하면 하늘이 하얀색으로 변하며 적절한 명암 설정이 어려울 때가 흔하다. 이는 하얀색에서 검은색까지 빛의 범위를 나타내는 ‘다이내믹레인지(DR)’가 좁기 때문이다. 풀프레임 카메라의 진가는 특히 풍성한 색감과 명암을 표현하는 풍경사진을 찍을 때 나타난다.

광학업계 관계자는 “1억 화소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넣어 일반인들이 이전에 하지 못한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그 안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보완을 해서 사진을 만드는 방법과 광학기술적으로 만드는 것에선 두 영역이 완전히 달라 서로간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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