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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코로나' 이후…기업의 일상은 달라질 수 있을까

박기록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습니다”

거의 매일 TV에 나와, 건조한 목소리 톤으로 방역 상황을 브리핑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의 말은 꽤 문학적이다. 경황이 없어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했는데 아예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니, 어쨌든 소회가 복잡해진다.

어느덧 사람들은 매일 매일 확진자 수를 세는 공포에서 벗어나 코로나 이후에 달라질 시대,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포스트 코로나' 얘기에 앞서, 지난 몇개월 동안의 특별한 기억은 참으로 강렬하게 남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지구가 잠시 멈춰선 그 짧은 순간,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생경한 장면들이 지구촌에 곳곳에서 나타났다.

중국의 공장이 멈추자 미세먼지가 줄어들고 올해 한반도의 하늘은 어느해보다 맑았다. 인도 북부의 펀잡 지역에선 히말라야의 설원이 손에 잡힐 듯 깨끗하게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원숭이가 옥상에 올라 연을 날리고, 숨어있던 동물들도 어디선가 돌아왔다. 코로나19는 의도치않게 지구 환경을 살리는 분명한 실증적 경험 증거가 됐다.

인간계에 나타난 변화는 더 충격적이다. 이동의 마비, 격리의 일상화, 에너지 수요의 급감으로 결국 국제 원유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는 비현실적 상상이 현실이 됐다. 원유를 담아놓을 탱크가 부족해 원유를 공짜로 주는 것도 모자라 돈까지 집어주는 상황, 물론 원유 선물시장의 교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남은 생애에 과연 재연될 수 있을까.

중동 시리아 내전을 비롯한 세계의 분쟁 지역에서도 전쟁이 멈췄다. 그동안 선진국으로 불렸던 나라들의 민낯도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여과없이 드러났다.

물론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고, 글로벌 상황이 좀 더 안정화되면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났던 '특별한 쇼타임'도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예년과는 다른 긴장감속에서 숨막히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대응위한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혁신'(PI)..."아직 막막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이 트라우마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IT업계에선 대부분의 주요 기업들이 원격근무 등 또 다른 팬데믹에 대응하기위한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나설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기업의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혁신(PI; Process Innovation)은 그 특성상 대규모의 IT 수요를 유발하게 된다. SW(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보안, 모바일 인프라 등 상당히 많은 IT인프라의 동시 다발적인 투자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고객과의 접점도 이제는 언택트(Untact) 환경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해야한다.

그러나 당장 기업들이 대규모의 IT투자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업무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기업의 디지털업무혁신 관계자들이나 CIO(최고정보화담당자)들은 '포스트 코로나'가 주요 관심사라고 입을 모으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뚜렷하게 잡히는 게 없는 상황이다.

물론 기업의 '포스트 코로나' 대응이 단순히 단순히 화상회의시스템의 확대, 원격근무 프로세스 장비의 도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보다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면, 업무의 생산성을 팬데믹 상황에서도 유지할 수 있는 종합적인 업무 체계를 설계해야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기업들이 이러한 방향성, 즉 언택트 시대의 업무 프로세스 전략을 새롭게 정립하려면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PI) 컨설팅을 통해 그림을 도출해야하겠지만 이 과정이 미래지향적으로 순탄하게 진행될 것인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과거의 사례가 그렇다.

◆'포스트 코로나' 전략... 물리적 구조조정에만 몰입, 경계해야

최근 발표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보면 기업별로 편차가 존재한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다. 하지만 2분기는 거의 대부분의 업종이 힘겨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IMF(국제통화기금)이 전망한 올해 우리 나라의 경제성장율은 -1.2% 수준이다. OECD국가 중에 그나만 선방하는 축에 속한다.

과거 IMF 사태 당시, 국내 금융권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시도한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감축, 물리적인 구조조정에 포커스가 맞춰짐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언택트로 대표되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에서도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포커스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한편으론 IBM 등 주요 글로벌 IT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위한 마케팅 전략을 기존과는 전혀 새롭게 재정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들이 제시하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새로운 핵심 키워드로 단연 '모빌리티'(Mobility)가 꼽힌다.
이들이 '모빌리티'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있는지는 좀 더 정보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직감적으로는 대략 그림이 그려진다.

기존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형태를 향후에는 언제 어디서든, 그리고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새롭게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일하는 방식의 혁신(Working Innovation), 모바일 기반 업무 혁신, 비대면 디지털화와 보안, 클라우드 기반의 유연한 IT전략 등이 이 '모빌리티'를 강화하는 요소로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기업의 '모빌리티'전략은 이미 이전에서도 그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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